4화.  늑대인간이 쓴 빨간 털 모자 1

등록 2026.10.10 4.7천자 조회 2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4화. 늑대인간이 쓴 빨간 털 모자 1


편안하게, 청아하게 지금은 잠드세요.

상처 입은 그 날개를 제게 맡기고서

어둠에, 술렁임에 흘러가지않도록,

이 기도를 올리겠어요 당신의 머리맡에

아아~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 사랑을 찾고 있어요.

양손을 펼쳐 하늘을 나는 작은새처럼,

되돌아오는 슬픔에 헤멜 것 같은 때에도

잊지말아요 어느때라도 마음은 곁에 있어요.

아아~ 당신을 인도하는 듯이 별은 빛나는거겠죠.

눈물의 수만큼 동경은 끝이 없겠지만,

아침노을의 눈부심에 눈뜰 그 날까지

잊지말아요. 어느때라도 마음은 곁에 있어요.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어도 당신의 곁에 있어요.

"후우…."

난 도끼자루를 세워든채 방금전까지 나무를 쪼개던 나무 둥궐위에 앉아서 시원
한 가을 바람을 즐기면서 집안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래를 감상하고 있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노래소리, 언젠가 내가 봉인의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 노래를 들려줬었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있는동안 날 봉인 시킨자에 대한 미
쳐버릴 것 같은 증오와 분노의 기분은 싹 가라앉았고 난 겨우 고개를 들어 그
녀의 얼굴을 올려다 볼수있었다.

계속해서 그녀의 다음 노래가 이어졌고 난 자리에서 일어나 도끼를 바로 세우
고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나무 토막을 들어 앉아있던 나무 둥궐에 곧게 세웠다.
그리곤 도끼를 하늘 높이 들어올리고 도끼의 무게와 팔과 허리를 이용해서 정
확하게 세워놓은 나무토막의 가운데를 겨냥한다.

퍼억!

세워 놓았던 나무토막은 그대로 두쪽이 나서 굴러떨어졌다. 난 그것을 다시 집
어들어서 두 번 더 후려쳐 네 토막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다시 옆에 굴러다니는
마지막 나무토막을 집어들어서 나무둥궐에 세운다음 도끼로 후려쳤다.

파악!

음… 이건 작으니까. 한번만 쪼개면 돼겠어. 난 그렇게 생각하며 바닥에 널부러
진 나무토막을 들어서 등 뒤로 집어던졌다. 뒤쪽엔 내가 지금껏 패 놓은 나무토
막들이 훌륭한 장작이 되어 자신들을 불살라줄 것을 강력하게 외치고있었다.
난 그곳에서 고개를 돌려서 집의 옆벽 공간에 쌓아올려놓은 나무 장작들과 지
금 두들겨 패놓은 나무장작들을 바라보며 약간의 계산을 해보았다.

으음, 지금이 10월이니까. 이런식으로 11월 말까지만 계속 나무를 해둔다면
에… 이듬해 3월까지는 사용할수있겠군,

계산을 끝내고 장작 패기용 도끼로 사용하고있는 배틀엑스(Battle ax)를 어깨에
매고 집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수레를 3번 왕복한 끝에 패 놓은 장작
들을 모두 옮길수있었다. 난 집의 한쪽 벽면을 완전히 가리고있는 장작들을 바
라보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이 정도면 올해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어."

팔짱을 하며 사다리까지 동원해서 겨우겨우 쌓아올린 나무 장작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등뒤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너풀너풀 날아오더니 나의 얼굴을 완전히
덥어버렸다. 놀라서 손을 들어 그것을 만져보니 약간 까칠하고 부드러운 것이
꼭 수건 같았고 실제로도 그것은 수건이었다. 내가 수건 아래에 있는 얼굴을 더
듬고있을 때 등뒤에서 장난스러운 어조가 확실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아~ 당신의 눈을 가린 사람은 누굴까요?"

그야 간단하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엘프."

곧 수건이 아래로 내려왔고 내 눈앞에는 어느새 다가왔는지 르네가 서서 웃고
있었다. 그녀는 수건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답입니다. 그럼 상을 드릴께요."

"응?"

그녀는 수건을 들어서 내 주변을 돌며 내 얼굴과 목등에서 흐르고있는 땀을 수
건으로 닦아내기 시작했고 난 그대로 미소를 지은채서서 그녀가 하는대로 가만
히 있었다. 잠시후 그녀는 자신의 목에 수건을 두른채로 말했다.

"자. 다됐어요."

"아아. 고마워,"

"뭘요. 어머, 보기 좋은데요? 그런데 한. 이 나무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내가 쌓아둔 나무 장작들을 바라본다음 말했고 난 얼른
그녀의 말을 잘라들어갔다.

"아아, 걱정마. 저번에 숲속에 심은 묘목 수만큼 해왔으니까. 그것도 있었야 할
자리가 아닌곳에 있는 녀석들로만, 그리고 모자란 것은 쓰러진 것들이나 죽은
나무들로 메꿔넣었고."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눈을 포근하게 만들어서 날 바라보더니 조용하게
속삭였다.

"잘했어요. 한, 그보다. 고생했죠? 제가 고집 부려서 괜히,"

"아냐. 고생은 무슨, 난 당신 말이라면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수있어. 그러
니 그런 말하지마. 난 당신 남자야. 엘프여성의 남편이라고 '조용히 숲을 가꾼
다.' 그 정돈 나도 알아."

난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감싸안아서 마당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고 그녀는 보
면 볼수록 평온감을 가지게 만드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말을 듣고있었다. 그
러다가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요."

"으응."

이럴 때 말을 좀 다르게 괜찮다고 말하다면 자존심 강한 그녀는 계속 해서 사
과를 하고들어 올거고 그럼 서먹해질게 뻔하니까. 그냥 순순히 받아 주는게 좋
지. 이건 순전히 내 엘프와의 결혼생활 10년간의 노하우라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있을때,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날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엔 아까전의
평온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약간 짖굿은 개구쟁이의 얼굴이 날 바라보고있었
다. 그녀는 뒷짐을 지고있던 자신의 손을 들어 내 허리에 감더니 나에게 바짝
달라붙어선 이렇게 말했다.

"한, 솔직히 말해봐요. 고생 많이했죠?"

"음? 아니,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어."

"응? 무슨말이에요?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다니? 그말은 했다는거에요? 안했다
는거에요?"

그녀는 표정을 바꿔서 내 말의 의미가 궁금하단 듯이 말했다.

엘프는 좋다 싫다. 이렇게 둘중하나로만 표현하지. 그래서 그 가운데의 어중간
한 것은 모른다. 그런 것을 알고있다해도 그들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싫어
하는 편이다. 이유? 내가 그걸 알면 그녀와의 말 다툼에서 한번정도는 이겼을
거야. 난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침에 나무를 하러 숲속을 헤집고
돌아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끔찍했지. 집에 못돌아 오는줄 알았으니까.

"아아, 고생했어,. 그것도 아주많이~"

"얼마나?"

그녀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고 난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겨우 파악 할수
있었다. 이번에도 르네의 유도심문에 넘어가 버렸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도 이
미 늦은 후였다. 난 울며 겨자먹기로 그녀에게 계속 이야기했고 그러다가 나무
하러 숲속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어떻게 리자드 맨들이 사는 동굴까지 가서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끝낸다음 고개를 돌려보니 내 이야기를 다들은 르네의 얼굴은 이제
아까와 같은 짖굿은 얼굴이 아니였다. 그녀는 화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채 내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더니 곧 내 허리에 두르고있는 자신의 팔에 힘을 주어서
날 꽉 껴안으며 말했다. 으윽~ 허억~ 숨… 숨이~!!

"고생 안했다면서요!"

"허어어억~ 미안해 여보~ 당신…. 걱정할까봐. 그랬어~ 그러니 놔줘어어어어!"

"한은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요!"

"미… 미안,"

"당신의 아내인 나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으윽, 미안해…,"

"한! 나한테 이럴수있어요?!"

"제… 발, 그만…우욱!!!!"



"응? 원하는 것 10가지를 들어 달라고?"

그녀가 구운 쿠키를 집어올리다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자. 르
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은 나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그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난 당신에게 그날 이
후로 한번도 한적없는데, 이건 불공평해요. 당신도 알죠? 난 엘프라서 거짓말을
할줄 몰라요. 할수도 없죠. 근데 당신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거에요!"

그녀는 식당 테이블에 앉아서 그저께부터 계속해서 짜고있는 뜨개질 거리를 움
켜쥐고는 날 바라보며 말했고 난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옅은 미소를 지은
채로 그녀를 아무말없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날이후…,

겨울비가 청승맞게 내리던 날, 르네는 울면서 나에게 용서를 빌었고 그날이후
두 번다시 그녀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않았다.

그러자 내 시선을 의식한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들어올린 주먹을 슬그
머니 내리더니 기어가는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보지 말아요. 그땐 어쩔수가 없었단 말이에요. 그 날 당신에게 한 거
짓말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거에요. …후우, 알았어요. 인정
해요. 하지만…,"

"하지만?"

르네는 다시 고개를 들더니 자존심 강한 엘프의 면모를 모조리 들어내며 당당
하게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내게 거짓말을 했다는 거에요!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그러니까.
당신은 거짓말 못하는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벌로 이 상처입은 당신의 아내를
다정하게 위로해줘야해요."

난 그녀의 다부진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풋하며 올라오는 웃음을 지어보였
다. 그러자 르네는 팔짱을 하며 볼을 부풀리곤 왜 웃느냐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난 얼른 팔장을 풀고 그녀의 부풀어 오른 볼을 살며시 누르면서 말했다.

"아아~ 엘 란트라여 지금 저의 아내가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평소의 방법으론
그녀의 화가 풀어질 것 같지 않군요. 그녀의 화를 풀어 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 부탁이니 무지한 제게 모쪼록 조언을 해주십시요."

그러자 곧 엘 란트라의 이름을 사칭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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