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2
내 마누라는 엘프
8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2
그녀는 그대로 뒤로 돌아 날 끌어 안더니 진한 키스를 하기 시작했고 한참후
내가 정신적으로 녹아 내릴때쯤 그녀는 입술을 떼고 내몸에서 떨어졌다. 르네의
입술은 나와 그녀의 타액이 묻어 번들번들 윤이나고 있었다. 지금 내 입술도 아
마 저렇겠지? 그녀는 반짝거리는 입술을 올려서 빙긋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앞으로 이틀동안은 키스도 마음대로 못할테니까요."
"아? 그, 그런가?"
난 방금전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해 약간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고 르네
는 자신의 하얀 이를 들어내보이며 나의 말에 동의 했다.
"그, 래, 요, 자. 가요."
그리곤 옷장에서 롱소드 두자루와 건틀릿(전투용 장갑)을 꺼내든 르네는 멍하니
서있던 나에게 다가와 내 팔에 팔짱을 끼며 밖에서 기다리고있는 엑셀에게로
인도했다. (그녀는 인도했지만 난 끌려나갔다.)
그녀에게 인도되어서 홀로 나가자 그곳에는 차 한잔을 바닥내고 아침에 르네가
그를 부르기 위해 구웠던 쿠키를 사살하고 있던 엑셀이 지루한 표정으로 우릴
반겼다. 그는 한손에 반쯤 자취를 감춘 쿠키를 집어든 채 한쪽 팔로 턱을 괸 모
습으로 말했다.
"오늘 내로 출발할 수 있습니까?"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엑셀은 르네의 말에 손에 들려있던 쿠키를 입안에 던져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
서서 텅 비어있는 과자 바구니를 보여주었고, 그래서 나와 르네는 쓰게 웃어주
었다. 엑셀은 테이블 밑에 내려두었던 배낭을 들어올려 등에 매더니 말했다.
"짐들은 다챙겼습니까?"
"네."
그녀는 그러면서 내등에 매어진 큼직한 배낭을 보여주었고 엑셀은 고개를 끄덕
인 다음 다시 질문했다.
"무장은?"
그의 말에 르네는 양쪽 허리에 맨 롱소드 두자루를 보여주었고 난 건틀릿을 낀
두손을 펴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르네의 무장을 보던 엑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에겐 약간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그것 뿐인가?"
"으응, 그러는 넌?"
내말에 어깨를 으쓱이던 엑셀은 의자에 기대어 놓았던 바스타드같이 생긴 검을
들어보였다. 희안한 검이었다. 검날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고 손잡이 윗부분인
가드 부분에 보통 사람 주먹만한 요상하게 생긴 원통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둘
로 나누어진 블레이드의 중간부분에는 그 원통의 한쪽 부분에서 올라오는 육각
으로된 쇠막대 같은 것이 가로지르고있었다.
르네가 그가 들고있는 검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재미있게 생긴 검이네요? 무기에대해 그리 조예가 깊진 않지만, 가드부분에 있
는 그건 뭐죠?"
"좀있다 실전이 일어나면 그때 보여드리죠."
엑셀은 검을 그냥 가죽 벨트에 둘러 배낭에 매달면서 그렇게 말했고 르네는 씁
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마도 몬스터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겠
지,. 왜냐면 엘프니까. 하지만 여보. 그런 생각은 버리는게 좋아, 이곳은 버려진
땅이라 갈곳없는 몬스터들은 죄다 이리로 몰려온다고, 많이 만나지 않기를 바래
야지. 그렇게 배낭에 검을 꼿아둔 엑셀은 자신의 긴 은발을 가죽 끈으로 질끈
묶으며 말했다.
"자, 보아하니 준비는 이제 끝났 것 같군요. 출발합시다. 이 의견에 이의 없겠
죠?"
나와 르네는 그의 말에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고 엑셀은 고개를 조금 끄덕이더
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옆에서있던 르네가 나의 팔에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
"자. 가요."
"아아."
밖으로 나가자 멀찍히 떨어진곳에서 엑셀이 기다리고있었다. 그는 우리들을 돌
아보며 말했다.
"문은 안잠그나?"
"누가 들어올까봐서?"
그렇게 말하자 엑셀은 킥하며 웃더니 말했다.
"하긴, 한번도 몬스터가 습격하지 않았다는 집이니까."
난 르네를 바라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고 르네는 집 주위를 두르고있는 장미들
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보였다. 장미나무, '이곳에 엘프 있으니 도움을 받고 싶은
자 오라.' 저번의 코볼트 무리들이나, 리자드 맨들도 이 장미나무들을 보고 습격
하지않았지.
어쨌든 우리들은 그렇게 집을 나섰다.
"으하아아아압!!"
콰광!!
쩌저저적! 쿠웅!!
"리드! 뭐하고있나!? 어서 뛰어!"
앞에선 엑셀이 자신의 검을 들고 내 뒤에서 달려오는 오우거(Oger)들에게 응사
를 하며 외쳤다.
콰아아앙! "크륵!"
콰아아앙! "쿠엑!"
콰아아앙! "케르…."
달려오던 놈들중 한놈의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가 차례대로 사라지더니 가까운
나무에 몸을 들이밖고 그대로 꼬꾸라졌고 그러자 나머지 놈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일행들중 가장 뒤쳐져있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제기럴! 방금전에 나무를
부숴서서 놈들의 시야를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그 나무를 발로 걷어차
더니 그대로 돌진해왔다. 난 하는수없이 죽어라 달려서 그놈들과의 거리를 적당
히 떨어뜨린 다음 근처에있는 바위를 들어올리며 외쳤다.
"르네! 부탁해! 으아압!!"
내가 던진 바위는 느릿하지만 빠르게 가장 선두에 오는 놈에게 날아들었고 선
두에 오는 놈은 점점커지는 바위를 보더니 그대로 팔을 뻗어서 날아드는 바위
를 박살내며 우렁차게 고함을 질러대었다.
빠아악!! 쿠아아앙!!
"퀘레레레레레엑!!"
지독한 돌가루와 먼지가 흩날리고있을 때, 먼저 앞으로 달려가서 높다란 나무위
에 올라서서 케스팅을 하고있던 르네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 타임 블라인드(One time blind)!"
"케에에엑?!"
가장 먼저 달려와 내가 던진 바위를 한방에 박살 내버린 그 오우거가 갑자기
두손으로 눈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였고 그러자 내 앞에 달려가던 엑셀이 자신
의 검을 들어올리더니 그 녀석의 허벅지를 겨냥했다.
콰아아앙!!! "쿠에엑!!"
단숨에 눈이 멀고 허벅지에서 피가 솟구쳐 올라오자 앞서 달리던 그 녀석은 그
대로 땅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뒤에서 달려오던 녀석들은 쓰러진 녀석을 향해 해
괴한 비명을 지르며 몸을 옆으로 틀었지만 가속도 때문인지, 녀석들은 몸을 틀
기전에 곧바로 앞에서 쓰러진 녀석과 부딧혀 뒹굴었고 무서운 속도로 우리뒤로
굴러왔다. 나와 엑셀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입을 꾹 다물고 앞만보고 달렸다. 저
앞에선 르네가 다급하게 나무위에서 뛰어 내리며 외쳤다.
"뒤 돌아보지 말고 달려요!"
"캬르륵, 캬아아아아아악!!"
콰악! 우직, 드드득!!
잠시후 우리가 르네가 있는곳 까지 달려갔을 때 르네는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말했다.
"옆으로!!"
으아아아~ 나와 엑셀은 서로를 조금 돌아본다음 그대로 옆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러자 우리뒤에서 굴러오던 오우거 뭉치(?)들은 곧장 앞으로 굴러가더니 큼직
한 아름드리 나무에 몸을 들이 박고서야 겨우 멈췄다. 하지만 우리들은 계속해
서 달려나갔다. 오우거란게 덩치가 너무커서 상대하기도 귀찮을뿐더러 상대해봤
다. 우리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놈들이 저렇게 떼로 몰려다니는걸 보면
근처에 놈들이 무리생활을 하는곳이 있다는 말이고 그것은 곧 얼마후면 지원
군들이 몰려온다는 말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한시바삐 그곳을 벗어나야했다.
얼마쯤 달려갔을까. 한10분쯤 전력으로 달리고있을 때 저 앞에서 통통 튕기듯이
나무위를 날아가던 르네가 고개를 돌리더니 우리에게 소리쳤다.
"조심해요! 오른쪽 앞 30메트 부근에 가고일(Gargoyle)이 있어요!"
"우릴 봤습니까!?"
엑셀은 고함에 가까운 소릴 질렀고 곧 르네의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요! 아직 모르고있었요!"
"좋아요! 우리가 먼저 치고나갑시다!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타르시스양은 기다
렸다가 리드와 함께 오십시오!"
그러자 앞에서 달려가던 르네는 그대로 나무위에서 멈추었고 그리고 곧바로 엑
셀과 내가 달려나갔다. 과연 얼마쯤 나아가니 긴 날개를 박쥐처럼 접고 바닥에
웅크리고있던 가고일이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잠을 자고있었는지. 약간 눈이
감겨져 있었지만 우리들은 그런것에 상관하지않았다. 먼저 엑셀이 달려나가더니
가고일의 앞을 쏜살같이 달려나가며 자신의 검을 녀석의 머리부근에 대었다.
콰아아앙! "꾸에에에에에엑?!"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불티가 휘날렸지만 녀석은 상처를 입지않았다. 놈은 깜짝
놀랐는지 고개를 쳐들고는 비명을 지르며 날개를 퍼덕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려했고 그와 동시에 나와 바닥에 내려온 르네가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먼저 르네가 앞으로 달려나가 들고있던 롱소드를 검집채 휘둘러서 녀석의 얼굴
을 후려갈겼고 그러자 녀석은 비명을 지르다가 목이 돌아가 버렸다.
퍼억! "꾸에에에에… 퀘엑!?"
르네는 그렇게 녀석의 얼굴을 후려 갈긴다음 곧바로 앞으로 달려나갔고 가고일
은 넘어질 듯 하다가 용트림을 하며 다시 일어서선 내쪽으로 고개를 휙돌렸다.
그 녀석은 어리벙한 얼굴로 달려오는 내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고 난 녀
석이 제정신을 차리기 전에 달리던 가속도를 이용해서 가고일의 머리 바로 아
래에서 뛰어 올라 힘껏 녀석의 턱을 걷어차버렸다.
"꾸에에…."
녀석은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더니 그리곤 움직이지 않았다. 기절했나?
아무래도 좋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돼, 그렇게 생각한 난 땅에 착지하자 마
자 그대로 뒤도 안돌아보고 르네가 있는곳으로 달려갔다.
얼마쯤 달려가니 저 앞에서 엑셀과 르네가 날 기다리고있었다.
"이제오나?"
"아아."
"괜찮아요? 걱정했어요."
르네는 약간 어두운 얼굴을 하며 말했고 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
정을 지어보였다.
"미안해 걱정 끼쳐서."
내말에 르네는 고개를 가로 젖더니 나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괜찮아요. 이정도 난관은 헤쳐나와야 제 남편이라고 할수있잖아요?"
난 그녀의 말에 빙긋 웃어주었고 그녀는 내 옆에서서 미소짓고있었다. 그때 바
위 위에 기대어 앉아 우리 부부의 대화를 경청하고있던 엑셀이 말했다.
"자자, 일단 여기서 좀 쉬었다가 갑시다. 이 근처엔 '빅 플라워' 라는 식인 꽃이
있어서 왠만한 몬스터들은 접근하지않으니까."
"아아, 그러지."
식물계 몬스터는 이동성이 적으니까. 좀 쉬어가도 상관없겠지. 우리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르네가 건내주는 물컵을 받아들고있을 때 엑
셀은 들고있던 검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난 그 검을 유심히 바라보더가 엑셀에
게 말했다.
"그거, 건 블레이드(Gun blade)지?"
"알고있었나?"
"방금전에 기억 났어."
"맞아, 건 블레이드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고 그래서 난 재미있는 눈으로 그 검을 바라보았
다. 엑셀이들고 있는 검은 언젠가 마을에 들렀을 때 소문으로만 들었던 '건 블
레이드' 란 것이다. 이 세계에 단 두자루 밖에 없다는 그것, 한자루는 어떤 후작
가의 아가씨가 가지고 있고 그리고 나머지는….
"콰아아아아앙!!!"
쩌어어억~~~트드드드득!! 쿠우웅!!
"…꽤엑?!"
저 엑셀이 가지고있었다니.
엑셀은 검을 손질하다가 나무뒤에 숨어서 가만히 우리들을 바라보던 오크에게
경고 비슷하게 검을 사용했고 자신의 몸을 가리고있던 나무가 갑작스럽게 사라
지자 그 오크는 잠시 어벙한 표정을 짖다가 곧 눈썹을 휘날리며 도망 가버렸다.
내가 들은 바로 건 블레이드는 어떤 특이한 장치로 강력한 소음과 함께 불을
뿜어내어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저격할 수 있는 검으로 어떤 원리로 그렇게
된는건지는 아직 밝혀진바가 없다고한다.
옆을 바라보니 르네가 귀를 막고는 조금 이마를 찌뿌리고있었다. 엑셀은 그런
그녀에게 미안한 어투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미리 경고를 했어야했는데."
"괜찮아요. 그런데 굉장한 검이네요?"
엑셀은 팔을 내리곤 손목을 조금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아아, 예. 사용한다음 손목이 아파온다는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쓸만한검이죠."
"그래? 그런데 그거 어떻게 해서 불을 뿜고 나무를 박살내는 거지?"
내가 궁금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자 엑셀은 다시 짐을 챙겨들고는 내 옆에앉아
가만히있던 르네를 턱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나중에 타르시스양에게 물어봐, 이미 눈치 챈 것 같으니까."
난 고개를 둘려 르네를 힐끗바라보았고 그러자 르네는 방긋 웃으며 나에게 손
을 흔들어주었다. 알고있나? 뭐, 언제든 시간나면 물어보지.
엑셀은 바닥에 던져놓은 배낭을 들어올려 등에 매더니 들고있던 건 블레이드의
가드 부분에 붙어있는 요상한 원통을 어떻게 제껴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조그만
쇠토막 같은 것들을 털어내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꺼낸 똑같은 모양의 쇠토막
들을 다시 그 원통안에 하나씩 끼워 넣고는 원통을 한번 빙글 돌린다음 그것을
손으로 쳤다. 그러자 빙글빙글돌던 원통은 가드부분에 찰칵소리가 나며 들어갔
다. 희안한 구조네? 그럼 바닥에 떨어진 것은 그냥 버리는건가?
엑셀은 건 블레이드를 어깨에 맨 모습으로 방근전 오크가 달아난곳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말했다.
"여기서 부터는 몬스터가 적으니까. 단숨에 돌파해서 해지기 전까지 마을에 도
착하도록 하지."
르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날 바라보며 말했다.
"한. 누가 빨리 가나 경주할까요? 도착지는 늑대바위까지."
"아, 좋아."
"먼저갑니다."
우리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있던 엑셀은 그렇게 말하며 튀어나갔고 약간의 흙
먼지가 날렸다. 멀리 달려나가는 엑설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와 르네
는 서로의 얼굴을 한번 바라본 후 곧바로 출발했다.
8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2
그녀는 그대로 뒤로 돌아 날 끌어 안더니 진한 키스를 하기 시작했고 한참후
내가 정신적으로 녹아 내릴때쯤 그녀는 입술을 떼고 내몸에서 떨어졌다. 르네의
입술은 나와 그녀의 타액이 묻어 번들번들 윤이나고 있었다. 지금 내 입술도 아
마 저렇겠지? 그녀는 반짝거리는 입술을 올려서 빙긋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앞으로 이틀동안은 키스도 마음대로 못할테니까요."
"아? 그, 그런가?"
난 방금전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해 약간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고 르네
는 자신의 하얀 이를 들어내보이며 나의 말에 동의 했다.
"그, 래, 요, 자. 가요."
그리곤 옷장에서 롱소드 두자루와 건틀릿(전투용 장갑)을 꺼내든 르네는 멍하니
서있던 나에게 다가와 내 팔에 팔짱을 끼며 밖에서 기다리고있는 엑셀에게로
인도했다. (그녀는 인도했지만 난 끌려나갔다.)
그녀에게 인도되어서 홀로 나가자 그곳에는 차 한잔을 바닥내고 아침에 르네가
그를 부르기 위해 구웠던 쿠키를 사살하고 있던 엑셀이 지루한 표정으로 우릴
반겼다. 그는 한손에 반쯤 자취를 감춘 쿠키를 집어든 채 한쪽 팔로 턱을 괸 모
습으로 말했다.
"오늘 내로 출발할 수 있습니까?"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엑셀은 르네의 말에 손에 들려있던 쿠키를 입안에 던져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
서서 텅 비어있는 과자 바구니를 보여주었고, 그래서 나와 르네는 쓰게 웃어주
었다. 엑셀은 테이블 밑에 내려두었던 배낭을 들어올려 등에 매더니 말했다.
"짐들은 다챙겼습니까?"
"네."
그녀는 그러면서 내등에 매어진 큼직한 배낭을 보여주었고 엑셀은 고개를 끄덕
인 다음 다시 질문했다.
"무장은?"
그의 말에 르네는 양쪽 허리에 맨 롱소드 두자루를 보여주었고 난 건틀릿을 낀
두손을 펴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르네의 무장을 보던 엑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에겐 약간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그것 뿐인가?"
"으응, 그러는 넌?"
내말에 어깨를 으쓱이던 엑셀은 의자에 기대어 놓았던 바스타드같이 생긴 검을
들어보였다. 희안한 검이었다. 검날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고 손잡이 윗부분인
가드 부분에 보통 사람 주먹만한 요상하게 생긴 원통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둘
로 나누어진 블레이드의 중간부분에는 그 원통의 한쪽 부분에서 올라오는 육각
으로된 쇠막대 같은 것이 가로지르고있었다.
르네가 그가 들고있는 검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재미있게 생긴 검이네요? 무기에대해 그리 조예가 깊진 않지만, 가드부분에 있
는 그건 뭐죠?"
"좀있다 실전이 일어나면 그때 보여드리죠."
엑셀은 검을 그냥 가죽 벨트에 둘러 배낭에 매달면서 그렇게 말했고 르네는 씁
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마도 몬스터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겠
지,. 왜냐면 엘프니까. 하지만 여보. 그런 생각은 버리는게 좋아, 이곳은 버려진
땅이라 갈곳없는 몬스터들은 죄다 이리로 몰려온다고, 많이 만나지 않기를 바래
야지. 그렇게 배낭에 검을 꼿아둔 엑셀은 자신의 긴 은발을 가죽 끈으로 질끈
묶으며 말했다.
"자, 보아하니 준비는 이제 끝났 것 같군요. 출발합시다. 이 의견에 이의 없겠
죠?"
나와 르네는 그의 말에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고 엑셀은 고개를 조금 끄덕이더
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옆에서있던 르네가 나의 팔에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
"자. 가요."
"아아."
밖으로 나가자 멀찍히 떨어진곳에서 엑셀이 기다리고있었다. 그는 우리들을 돌
아보며 말했다.
"문은 안잠그나?"
"누가 들어올까봐서?"
그렇게 말하자 엑셀은 킥하며 웃더니 말했다.
"하긴, 한번도 몬스터가 습격하지 않았다는 집이니까."
난 르네를 바라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고 르네는 집 주위를 두르고있는 장미들
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보였다. 장미나무, '이곳에 엘프 있으니 도움을 받고 싶은
자 오라.' 저번의 코볼트 무리들이나, 리자드 맨들도 이 장미나무들을 보고 습격
하지않았지.
어쨌든 우리들은 그렇게 집을 나섰다.
"으하아아아압!!"
콰광!!
쩌저저적! 쿠웅!!
"리드! 뭐하고있나!? 어서 뛰어!"
앞에선 엑셀이 자신의 검을 들고 내 뒤에서 달려오는 오우거(Oger)들에게 응사
를 하며 외쳤다.
콰아아앙! "크륵!"
콰아아앙! "쿠엑!"
콰아아앙! "케르…."
달려오던 놈들중 한놈의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가 차례대로 사라지더니 가까운
나무에 몸을 들이밖고 그대로 꼬꾸라졌고 그러자 나머지 놈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일행들중 가장 뒤쳐져있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제기럴! 방금전에 나무를
부숴서서 놈들의 시야를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그 나무를 발로 걷어차
더니 그대로 돌진해왔다. 난 하는수없이 죽어라 달려서 그놈들과의 거리를 적당
히 떨어뜨린 다음 근처에있는 바위를 들어올리며 외쳤다.
"르네! 부탁해! 으아압!!"
내가 던진 바위는 느릿하지만 빠르게 가장 선두에 오는 놈에게 날아들었고 선
두에 오는 놈은 점점커지는 바위를 보더니 그대로 팔을 뻗어서 날아드는 바위
를 박살내며 우렁차게 고함을 질러대었다.
빠아악!! 쿠아아앙!!
"퀘레레레레레엑!!"
지독한 돌가루와 먼지가 흩날리고있을 때, 먼저 앞으로 달려가서 높다란 나무위
에 올라서서 케스팅을 하고있던 르네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 타임 블라인드(One time blind)!"
"케에에엑?!"
가장 먼저 달려와 내가 던진 바위를 한방에 박살 내버린 그 오우거가 갑자기
두손으로 눈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였고 그러자 내 앞에 달려가던 엑셀이 자신
의 검을 들어올리더니 그 녀석의 허벅지를 겨냥했다.
콰아아앙!!! "쿠에엑!!"
단숨에 눈이 멀고 허벅지에서 피가 솟구쳐 올라오자 앞서 달리던 그 녀석은 그
대로 땅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뒤에서 달려오던 녀석들은 쓰러진 녀석을 향해 해
괴한 비명을 지르며 몸을 옆으로 틀었지만 가속도 때문인지, 녀석들은 몸을 틀
기전에 곧바로 앞에서 쓰러진 녀석과 부딧혀 뒹굴었고 무서운 속도로 우리뒤로
굴러왔다. 나와 엑셀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입을 꾹 다물고 앞만보고 달렸다. 저
앞에선 르네가 다급하게 나무위에서 뛰어 내리며 외쳤다.
"뒤 돌아보지 말고 달려요!"
"캬르륵, 캬아아아아아악!!"
콰악! 우직, 드드득!!
잠시후 우리가 르네가 있는곳 까지 달려갔을 때 르네는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말했다.
"옆으로!!"
으아아아~ 나와 엑셀은 서로를 조금 돌아본다음 그대로 옆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러자 우리뒤에서 굴러오던 오우거 뭉치(?)들은 곧장 앞으로 굴러가더니 큼직
한 아름드리 나무에 몸을 들이 박고서야 겨우 멈췄다. 하지만 우리들은 계속해
서 달려나갔다. 오우거란게 덩치가 너무커서 상대하기도 귀찮을뿐더러 상대해봤
다. 우리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놈들이 저렇게 떼로 몰려다니는걸 보면
근처에 놈들이 무리생활을 하는곳이 있다는 말이고 그것은 곧 얼마후면 지원
군들이 몰려온다는 말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한시바삐 그곳을 벗어나야했다.
얼마쯤 달려갔을까. 한10분쯤 전력으로 달리고있을 때 저 앞에서 통통 튕기듯이
나무위를 날아가던 르네가 고개를 돌리더니 우리에게 소리쳤다.
"조심해요! 오른쪽 앞 30메트 부근에 가고일(Gargoyle)이 있어요!"
"우릴 봤습니까!?"
엑셀은 고함에 가까운 소릴 질렀고 곧 르네의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요! 아직 모르고있었요!"
"좋아요! 우리가 먼저 치고나갑시다!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타르시스양은 기다
렸다가 리드와 함께 오십시오!"
그러자 앞에서 달려가던 르네는 그대로 나무위에서 멈추었고 그리고 곧바로 엑
셀과 내가 달려나갔다. 과연 얼마쯤 나아가니 긴 날개를 박쥐처럼 접고 바닥에
웅크리고있던 가고일이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잠을 자고있었는지. 약간 눈이
감겨져 있었지만 우리들은 그런것에 상관하지않았다. 먼저 엑셀이 달려나가더니
가고일의 앞을 쏜살같이 달려나가며 자신의 검을 녀석의 머리부근에 대었다.
콰아아앙! "꾸에에에에에엑?!"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불티가 휘날렸지만 녀석은 상처를 입지않았다. 놈은 깜짝
놀랐는지 고개를 쳐들고는 비명을 지르며 날개를 퍼덕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려했고 그와 동시에 나와 바닥에 내려온 르네가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먼저 르네가 앞으로 달려나가 들고있던 롱소드를 검집채 휘둘러서 녀석의 얼굴
을 후려갈겼고 그러자 녀석은 비명을 지르다가 목이 돌아가 버렸다.
퍼억! "꾸에에에에… 퀘엑!?"
르네는 그렇게 녀석의 얼굴을 후려 갈긴다음 곧바로 앞으로 달려나갔고 가고일
은 넘어질 듯 하다가 용트림을 하며 다시 일어서선 내쪽으로 고개를 휙돌렸다.
그 녀석은 어리벙한 얼굴로 달려오는 내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고 난 녀
석이 제정신을 차리기 전에 달리던 가속도를 이용해서 가고일의 머리 바로 아
래에서 뛰어 올라 힘껏 녀석의 턱을 걷어차버렸다.
"꾸에에…."
녀석은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더니 그리곤 움직이지 않았다. 기절했나?
아무래도 좋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돼, 그렇게 생각한 난 땅에 착지하자 마
자 그대로 뒤도 안돌아보고 르네가 있는곳으로 달려갔다.
얼마쯤 달려가니 저 앞에서 엑셀과 르네가 날 기다리고있었다.
"이제오나?"
"아아."
"괜찮아요? 걱정했어요."
르네는 약간 어두운 얼굴을 하며 말했고 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
정을 지어보였다.
"미안해 걱정 끼쳐서."
내말에 르네는 고개를 가로 젖더니 나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괜찮아요. 이정도 난관은 헤쳐나와야 제 남편이라고 할수있잖아요?"
난 그녀의 말에 빙긋 웃어주었고 그녀는 내 옆에서서 미소짓고있었다. 그때 바
위 위에 기대어 앉아 우리 부부의 대화를 경청하고있던 엑셀이 말했다.
"자자, 일단 여기서 좀 쉬었다가 갑시다. 이 근처엔 '빅 플라워' 라는 식인 꽃이
있어서 왠만한 몬스터들은 접근하지않으니까."
"아아, 그러지."
식물계 몬스터는 이동성이 적으니까. 좀 쉬어가도 상관없겠지. 우리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르네가 건내주는 물컵을 받아들고있을 때 엑
셀은 들고있던 검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난 그 검을 유심히 바라보더가 엑셀에
게 말했다.
"그거, 건 블레이드(Gun blade)지?"
"알고있었나?"
"방금전에 기억 났어."
"맞아, 건 블레이드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고 그래서 난 재미있는 눈으로 그 검을 바라보았
다. 엑셀이들고 있는 검은 언젠가 마을에 들렀을 때 소문으로만 들었던 '건 블
레이드' 란 것이다. 이 세계에 단 두자루 밖에 없다는 그것, 한자루는 어떤 후작
가의 아가씨가 가지고 있고 그리고 나머지는….
"콰아아아아앙!!!"
쩌어어억~~~트드드드득!! 쿠우웅!!
"…꽤엑?!"
저 엑셀이 가지고있었다니.
엑셀은 검을 손질하다가 나무뒤에 숨어서 가만히 우리들을 바라보던 오크에게
경고 비슷하게 검을 사용했고 자신의 몸을 가리고있던 나무가 갑작스럽게 사라
지자 그 오크는 잠시 어벙한 표정을 짖다가 곧 눈썹을 휘날리며 도망 가버렸다.
내가 들은 바로 건 블레이드는 어떤 특이한 장치로 강력한 소음과 함께 불을
뿜어내어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저격할 수 있는 검으로 어떤 원리로 그렇게
된는건지는 아직 밝혀진바가 없다고한다.
옆을 바라보니 르네가 귀를 막고는 조금 이마를 찌뿌리고있었다. 엑셀은 그런
그녀에게 미안한 어투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미리 경고를 했어야했는데."
"괜찮아요. 그런데 굉장한 검이네요?"
엑셀은 팔을 내리곤 손목을 조금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아아, 예. 사용한다음 손목이 아파온다는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쓸만한검이죠."
"그래? 그런데 그거 어떻게 해서 불을 뿜고 나무를 박살내는 거지?"
내가 궁금한 얼굴로 그렇게 말하자 엑셀은 다시 짐을 챙겨들고는 내 옆에앉아
가만히있던 르네를 턱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나중에 타르시스양에게 물어봐, 이미 눈치 챈 것 같으니까."
난 고개를 둘려 르네를 힐끗바라보았고 그러자 르네는 방긋 웃으며 나에게 손
을 흔들어주었다. 알고있나? 뭐, 언제든 시간나면 물어보지.
엑셀은 바닥에 던져놓은 배낭을 들어올려 등에 매더니 들고있던 건 블레이드의
가드 부분에 붙어있는 요상한 원통을 어떻게 제껴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조그만
쇠토막 같은 것들을 털어내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꺼낸 똑같은 모양의 쇠토막
들을 다시 그 원통안에 하나씩 끼워 넣고는 원통을 한번 빙글 돌린다음 그것을
손으로 쳤다. 그러자 빙글빙글돌던 원통은 가드부분에 찰칵소리가 나며 들어갔
다. 희안한 구조네? 그럼 바닥에 떨어진 것은 그냥 버리는건가?
엑셀은 건 블레이드를 어깨에 맨 모습으로 방근전 오크가 달아난곳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말했다.
"여기서 부터는 몬스터가 적으니까. 단숨에 돌파해서 해지기 전까지 마을에 도
착하도록 하지."
르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날 바라보며 말했다.
"한. 누가 빨리 가나 경주할까요? 도착지는 늑대바위까지."
"아, 좋아."
"먼저갑니다."
우리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있던 엑셀은 그렇게 말하며 튀어나갔고 약간의 흙
먼지가 날렸다. 멀리 달려나가는 엑설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와 르네
는 서로의 얼굴을 한번 바라본 후 곧바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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