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5

등록 2026.10.10 7.2천자 조회 2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11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5


"5만 워니,"

"…5만 5천."

르네는 옷가게 주인장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살짝 웃어주며 말했다.

"좋아요. 5만 5천 워니."

"우와?! 대단한데! 제프 영감님을 상대로 4만이나 깍았어!"

"휘이익~!! 거 참, 대단하쇼 아가씨!"

…구경꾼들이 몰려들정도로 대단한 경쟁이었던가?

르네는 주위에서 환호를 지르는 사람들에게 손을 조금 흔들어준다음 바지에서
지갑을 꺼내어 값을 치뤘고 그러자 주위에 몰려서있던 구경꾼들은 저마다 손을
들어서 박수를 쳐주었다.

"짝짝짝짝~!!"

물건 값 깍고 박수를 받는 르네의 모습, 원래 보통여행에 나선 엘프라면 이런식
으로 인간들의 시선 모을 짓은 잘 하지 않지만, 인간인 나와 맷어진 엘프 르네
는 이렇게 약간씩 변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물건값을 깍고 주위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다던가하는 식으로, 난 주위에 몰려든 장사꾼들이나, 아니면 장보러
나온 아낙네들에게서 열렬한 환호를 받는 르네의 미소짓는 얼굴에서 고개를 슬
쩍 돌려 옷장수 영감님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 영감님은 몹시 상기된 얼굴로 자
신의 손바닥위에 올려져있는 은빛 금화 다섯장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있었다.

…충격이 크셨겠군,

한참동안 손바닥위의 동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감님은 눈을 감고 동전이 올
려져있는 손바닥을 꾹 쥐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 이 시장 바닥생활 40년동안 손님에게 물건값을 3만 워니 이상 깍여 본
적없는데, 허헛 참. 내가 꿈을 꾸고있는건가?"

르네는 말없이 그저 빙긋 미소짓고만 있을 뿐이었다. 옷장수 영감님은 한쪽에
싸놓았던 큼직한 보자기를 들어서 르네에게 안겨주며 말했다.

"가져가게. 자네가 이겼어. 그런데 아가씨. 나랑 장사해볼 생각없나?"

르네는 그냥 미소만 지었고 그러자 옷장수영감님은 조금 아쉽다는 듯이 수염이
난 턱을 만지작 대며 말했다.

"싫다는건가? 으음, 아까운걸~ 큰 장사 할수있을텐데 말이야. 누군지 모르지만
자네 신랑감은 참 행복하겠어."

그러자 주위에선 아직 신부감을 찾지못한 청년들이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고 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약간 기분 좋은 얼굴을 했다. 내 마누라가 예쁘다는데
누가 기분 나빠할까?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영감님이 익살스러운
얼굴로 그렇게 말하자 르네는 방긋 웃으며 약간 떨어져 있는 나에게로 다가오
더니 들고있던 보자기를 내밀며 말했다.

"여보, 당신 지금 행복해요?"
"아아. 행복해."

난 그녀가 내민 보자기를 받아들며 할 수 있는 최대한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고
그러자 르네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뒤에 서있던 사람들은 저
마다 한 마디씩 하며 놀란 표정을 해보였다. 또한 방금전까지 르네를 차기 신부
감으로 정해놓고있던 청년들은 풀이죽은 얼굴로 나에게 질투의 시선을 보내왔
지만, 난 그들에게 그냥 웃어줄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르네는 내 전부야. 자네들이 어떻게 하게 내버려둘순 없다네,

르네는 옷장수 영감님에게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고 영감님은 나에게 질투의
시선을 불태우고있는 청년들을 바라보며 재미있는 얼굴로 웃고있다가 그녀를
발견하곤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잘가게! 그리고 다시는 오지말게나! 자네같은 사람들이 계속 오면 우린 먹고살
기 어려워!"

"예에~ 다음에 또 올께요~!"

르네는 옷장수 영감님의 말을 멋지게 맏아쳤고 그러자 영감님과 장사꾼들은 시
원스럽게 웃어보였다. 르네와 난 그들의 웃는 얼굴을 뒤로하고 시장 골목에서
대로로 향하는 길을 걸어 나왔다. 내 뒤에는 수레가 얌전히 딸려오고있있다. 조
나단에게 말해서 빌려온 것이다. 우리가 시장에서 살 물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라서 수레를 가지고 다녀도 모자라다. 아무래도 반년에 한번씩 나오니까.
시장볼 양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다음번엔 짐 마차를 부탁해봐야 할까보다.

"이번엔 어디로 가지? 시장은 그런대로 오늘 건 다 본 것 같은데?"

그러자 그녀는 뒤에서 내손에 이끌려 조용히 따라오고있던 수레를 뒤적이더니
내 손바닥만한 종이 뭉치를 꺼내들었다. 그리곤 그것을 뒤로 몇장 넘겨보며 말
했다. 알뜰한 그녀, 혹시 잊어먹을지 모르니까. 꼼꼼히 적어왔군,

"맥주 5통은 조나단에게 부탁하면되고, 에… 또, 아. 이번엔 책을 몇권 구해야
하니까. 서점으로 가요."

그녀는 책을 좋아한다. 집에가면 르네 전용의 서재가 있을 정도로 그녀는 책을
좋아한다. 나? 난 글은 읽을 줄 아니까. 됐어. 그때그때 찾아보면 되지 뭐,
난 그녀의 말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음, 서점, 서점, 서점이 어디있지?"

파악!

"아!?"

"응?"

갑자기 뭔가 부딧히는 소리와 함께 르네의 약한 비명이 들려오기에 난 그쪽으
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르네의 등뒤에는 검은머리의 한 12살정도 돼보이는 조그
만 꼬마 아이가 넘어져있었는데. 아마도 급하게 달려가다가 앞에있던 르네는 보
지 못했는가보다.

…그런데, 왜 르네의 돈주머니가 녀석의 소매속으로 들어가는거지?

그녀는 허리쪽을 조금 매만지다가 바닥에 넘어진 꼬마에게 다가가 한쪽 무릅을
구부려 그 꼬마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꼬마야. 누나가 뒤를 못봤네."

어떻게 들으면 무조건 내 잘못이니 화풀란 소리일수도있고, 또 어떻게 들으면
넘어진 사람에게 앞 좀 보고 달려들란 독설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는 미
안한 듯이 눈썹을 내리며 말했고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쏘아보던 꼬마는 자리
에서 발딱 일어나더니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옷을 탁탁 털기 시작했
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꼬마가 입고있는 옷이란게 거의 걸레짝과 같
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찟어져있고 더러워져있는 넝마를 꼬마는 망토마냥 두르
고있었다. 버려진 아이인가? 하지만 얼굴이 예쁘장한게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옷에 묻은 먼지를 툭탁이며 털어낸 꼬마는 이제 자신의 머리에 단단하
게 둘러져있는 천조각을 조금 손보더니 계속 손을 내민 자세로 쪼그려앉아있는
르네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 부턴, 뒤를, 잘보고, 걸어가도록,"

이상한 억양이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투인 것도 같은데? 고개를 돌려보니
르네는 내밀었던 손을 무언가 뜨거운 것을 만진 것 마냥 가슴 앞에 모으고 기
가막힌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멍하니 자신에게 부딧혔던 꼬마를 바라보았고 꼬마는 그런 르네
를 못본척하며 그대로 등을 돌리고 걸어가버렸다. 난 그 소매치기 꼬마와 르네
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일단 앉은 자세 그대로 아무말없이 멀어져가는 꼬마를
바라보고있는 르네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르네? 여보, 왜 그래?"

그러자 르네는 고개를 천천히 내쪽으로 돌리더니 아까 꼬마와 같은 억양으로
이렇게 말했다.

"라 이이, 쟈이라. 쇼니리 인 데미. 한, 라이 인 리루 센티리이인 에르프!!"

난 그녀의 말을 듣고 곧바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꼬마는? 꼬마는 어디있지?

전방 40메트에서 골목길로 우회중, 이런, 도망갈 속셈이군, 난 일부러 사람들이
많은 시장골목을 지나와 날 쫓아오지 못하도록 한 꼬마의 영악함에 감탄하면서
아까 르네가 엘프들의 언어로 말했던 것을 되짚어 생각해보았다.

'라 이이, 쟈이라. 쇼니리 인 데미. 한, 라이 인 리루 센티리이인 에르프!!'

'안돼요, 잡아요. 저 꼬마를 데려와요. 한, 저 아이는 엘프의 아이에요!!'

그런데 엘프의 아이가 왜 시장 골목에 있지? 그것도 그런 넝마를 걸치고, 게다
가 도둑질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엘프는 자존심이 강하다. 엘프는 절대 이
런식의 도둑질을 하지않아, 일단 꼬마를 데려와서 사정을 들어봐야겠군. 왜 엘
프가 도둑질을 해야 했는지. 그리고 왜 혼자 다니는지.

달려가며 앞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좀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기위해 시장으로 몰려 나온거겠지. 저 많
은 사람들을 헤집고 나가면 분명 꼬마녀석은 그동안 달아나버릴거다. 으음, 하
는수 없군,

난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는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과거에 있었던 '일' 덕분에 얻게된 능력으로 인해 난 숲속에서 엘프와도 달리기
시합을 할수있게 되었지, 그러니까 꼬마, 넌 나에게서 도망 갈수없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은 길게 잡아 약 8메트, 약간 아슬아슬한가?
뭐, 아무래도 좋다. 녀석을 데려와서 르네의 웃는 얼굴을 볼수있다면야.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도움 닿기를 한 나는 한쪽 팔에 바구니를 끼고 옆
의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롭게 걸어가는 단발머리 아가씨의 앞에 그대
로 무릅을 꿇었다. 그러자 그 아가씨는 당황한 얼굴로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아, 저… 무슨 일…"

파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앗!!!"

이런 미안하군 아가씨. 고의는 아니였어. 난 하필 뛰어오르기 위해 무릅을 구부
린 곳이 지금 땅 바닥에 주저앉아 하늘을 날고있는 날 올려다보는 아가씨 앞이
었다는 것에 조금 미안한 감정을 느끼며 느릿한 동작으로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10메크 떨어진 곳에 착지할수있었다.

쿠웅!!

난 땅에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달려나갔고 뒤에서는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박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오늘은 우리부부가 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구경
꺼리를 많이 제공하는군, 박수소리를 뒤로한채 방금전 꼬마가 들어간 골목길로
몸을 날리니 갑자기 처절한 낭패감이 몰려왔다. 골목안에는 네 갈래 길이 날 반
기고 있었던 것이다. 으…, 이런, 난 이런거에 약하단 말이야. 내가 이렇게 우왕
좌왕 하고있을 때 고맙게도 오른쪽에서 두 번째 골목길에서 처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난 혹시나 하는 맘에 그 골목길로 달려들어갔고 어느정도 안으로 들
어가자 어둑한 골목길 중간에 방금전 그 꼬마가 남자 두명에게 발로 차이고 있
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이지?

"에라이~ 빌어먹을 자식아! 네놈이 개냐?! 이놈이 사람을 막무네!!"

퍼억! 파악! 퍽퍽퍽퍽!!

그렇게 계속 꼬마를 밟아대던 남자는 마지막으로 다리를 크게 뒤로 젖혀 꼬마
를 걷어 차버렸다.

퍼어어억!!

그런 요란한 소릴내며 꼬마는 내쪽으로 굴러왔다. 이런, 말릴세도 없군, 어쨌든
찾았으니 됐다. 그렇게 생각하며 꼬마의 상태를 살피고있을 때 앞에서 한쪽 손
으로 귀를 만지고있던 남자가 침을 탁 뱉더니 말했다.

"캬악! 퇘엣!! 보쇼! 형씨. 그 공 이리로 좀 차 주시겠수?"

공….

난 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내려 공을 바라보았다. 꼬마는 정
신을 잃은채로 무언가를 가슴앞에 꼭 모아 쥐고있었는데. 꽉 쥐어진 손 틈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리봐도 르네의 돈주머니였다. 넝마안쪽에 손을 집어넣어 이리
저리 살펴보니 피는 묻어나오지 않았다. 엘프니까. 그 정도의 타격엔 걱정 없을
거다. 하지만, 요런 꼬마가 얼마나 참을 수 있을까? 난 꼬마의 흙 묻은 볼을 손
등으로 툭 치면서 말했다.

"잘 참았다. 사정은 잘모르지만 일단 빚은 받아주마."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중 꼬마를 공이라고 불렀던
금발머리 남자가 날 삐딱하게 바라보더니 말했다.

"빚? 오우! 정의의 사자 양반, 빚은 그 꼬마가 우리에게 있는거야. 우리가 그 꼬
마에게 있는게 아니고. 노파심에서 말하는데. 당신 귀찮아지기 싫으면 그냥 가."

그 남자는 자켓속에 들어있는 반짝이는 쇠붙이들을 보여주며 말했고 난 그들에
게 씩 웃어보이며 말했다.

"난 너희들의 사정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중요한 건 지금 난 이 꼬마를
데리고 내 아내에게 빨리 가봐야 한다는 거지. 늦으면 걱정하거든. 나야말로 노
파심에서 말하는데. 어디 부서지고 싶지 않으면 그냥 가. 이 꼬마는 내가 데려
간다."

"호오, 재미있는 아저씨네?"

"아저씨라니. 나이도 비슷해보이는데 말놓지?"

"그럴까?"

"그래."

"…닥쳐!!"

나와 웃기지도 않는 대화를 나누던 금발머리 남자는 자켓속에 들어있는 단검들
을 뽑아들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뒤에 서있던 다른 남자는 허리를 급격
히 숙이더니 등뒤로 손을 집어넣다가 빼내었는데. 그의 손가락들 사이에 기다란
나이프들이 끼워져있었다. 남자는 그대로 연속적으로 단검을 집어던졌고 그리고
코앞에선 나와 잠깐이었지만 대화를 나누었던 남자가 내 목에 단검을 들이밀고
있었다.

흐으음, 제법 실력들이 있는 녀석들인데?

이 정도의 놈들이 왜 소매치기를 등쳐먹는거지? 알수가 없군,

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약간 옆으로 틀었다. 내목을 노리고 날아들던 단검
은 그대로 비켜나갔고 금발머리는 인상을 쓰면서 다른손에 든 단검을 휘저었다.
난 왼팔을 들어 손등으로 그의 팔목 슬쩍쳤다. 녀석은 이맛살을 찡그리며 손에
든 단검을 놓쳤고 난 그때를 이용해 녀석의 얼굴에 스트레이트를 먹여주었다.

퍼어어억!!

"우억!"

일단 한명 처리, 하지만 앞에선 은빛 나이프들이 굉장한 속도로 날아들고있었
다. 허공엔 아직까지 금발머리가 놓친 단검이 느릿하게 빙글빙글 돌고있었다.
난 짜르게 손을 뻗어서 그것을 잡아 날아오는 나이프들을 하나씩 쳐내기 시작
했다.

날아오는 나이프는 모두 4개.

내 얼굴쪽으로 하나,

땡강!

이번엔 내 심장쪽으로 하나,

띵강!

그 다음 허벅지쪽에 하나,

태엥!!

마지막으로 어깨에 하나,

따앙!

나이프를 던진 녀석은 눈을 크게뜨고 날 쳐다보며 처음으로 말했다.

"너, 사람인가?"

"아아, 14년전부터 난 살아있는 인간이 되었지. 시간이 멈춘 건 여전하지만,"

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단검의 날을 바라보며 말했고 녀석은 입을 떡 벌리고
날 바라보더니 곧 표정을 바꿔서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웃기는 소리."

그리고 동시에 녀석의 두손이 등쪽으로 움직였다. 난 녀석이 나이프를 다시 뽑
아들기전에 손에 들고었던 단검을 녀석의 소매에 집어던졌다.

찌이이익!! 퍼어어억!

남자는 나이프를 뽑다말고 찢어진 자신의 소매를 들어보이며 입을 딱벌렸다.

너무 세게 던졌군, 적당히 던졌다면 뒤로 넘어갔을텐데. 나이프는 녀석의 소매
를 찢고 뒤에있는 골목의 벽에 박혀들었고 녀석은 벽에 박혀있는 나이프와 자
신의 소매를 바라보며 눈을 심하게 껌뻑이고 있었다. 난 그런 남자를 잠시 바라
보았다가 등을 돌린다음 땅 바닥에 웅크린 자세로 정신을 잃고쓰러진 꼬마를
안아 올렸다. 가볍다. 젠장, 이 몸으로 건장한 남자의 발길질을 버텼다는거야?
난 땅바닥에 쌍 코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금발머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깨워서 좀더 때려줄까?

그때 바닥에 주저앉아 찢어진 소매를 바라보며 허탈한 한숨을 쉬어대던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괴물이야. 그 꼬마 데려가고 다신 오지마."

"현명한 판단이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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