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6
내 마누라는 엘프
12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6
난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않고 꼬마를 안고 밖으로 걸어나왔다. 녀석은 씩씩대며
숨을 몰아쉬고있었는데. 아마도 내장에 충격이 컸나보다. 난 그렇게 꼬마를 안
고 시장 골목으로 걸어나왔고 그리곤 주위 사람들이 뭘 어쩌든 난 얼굴에 철판
을 깔고 아이를 안고 르네가 기다리는곳으로 걸어갔다.
"어머나? 저 사람 아까, 파악! 하고 날아오르던 사람 아니니? 그러고보니 미남
이다?"
"그렇네? 근데 안고 오는 저 걸레는 뭐지?"
"에…, 꼬만데? 아들인가? 아아, 아깝다. 유부남만 아니면 내가 어떻게…."
"너, 제이슨은 어쩌고?"
"…못들은걸로 해줘."
…하여튼, 못말리는 아가씨들이군, 그외에도 주위에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야
기를 떠들어 대었지만. 난 신경쓰지않았다. 인간들은 이런것만 아니면 좀더 다
른 종족들이 다가서기 쉬울텐데.
필요이상의 너무 많은 관심,
당신은 여기가 이렇다. 그렇다. 저렇다.
시끄럽군, 자기자신의 생각도 제대로 모르는 주제에,
실제로 꼬마를 안고 걸어오는 도중에 나에게 다가와 왜 걸레짝같은 아이를 안
고 가냐고 물어본 사람도 있었지만 난 빙긋 웃으며 그 질문을 가볍게 무시했다.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들을 무시하며 얼마간 걸어갔을 때 저앞에서 사람들(대부
분 남자들) 에게 둘러쌓여져있던 르네가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걸어오는 날 발
견하더니 수레를 내버려두고 빠른 걸음으로 주위사람들을 무시하고 나에게 다
가왔다. 그러더니 내 팔을 꼭 끌어안으며 등뒤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 남편이에요. 그러니 더 이상 절 어쩌려는 듯한 질문은하지 말아주세요."
절 어쩌려는 듯한?
난 르네를 바라보았고 르네는 축처진 눈썹으로 빙긋 웃어보였다. 난 그녀에게
아무말없이 안고있던 꼬마를 건내었고 르네는 놀란 얼굴로 내가 내미는 꼬마를
받아들었다. 난 수레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 근처에 서있던 사람들에게 말했
다.
"지금 당장 여기서 사라지는데 10초 드리겠습니다."
"아, 이보시오. 우리들은 그저…."
"9"
"당신 아내가 미인이라서 참 행복하겠습니다?"
"8"
"아니. 전…."
"7"
내가 걸음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동시에 숫자는 빠르게 세자 사
람들은 저마다 뭐라고 한마디씩 하더니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난 그런 인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땅바닥의 흙을 바로 걷어찼다.
파악!
나도 인간이긴 하지만, 정말…,
내가 하늘 올려다보며 숨을 들이키고있을 때 옆에서 르네가 꼬마를 안고 오더
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여보 괜찮아요?"
이런 걱정했나보군, 난 고개를 내리곤 평온한 얼굴을 그녀에게 보여주었고 그러
자 르네는 마음이 놓인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축처진 눈썹으로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저리 가라곤 못하겠고… 그래서,"
난 한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은 다음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그보다 르네."
"네?"
"역시 우린 여기 보단 숲 속이 더 어울려. 그렇지?"
르네는 화사하게 미소지었다.
"예에."
"어서와. 필요한 건 다샀나?"
"아아. 대충."
"그래? 그런데…."
엑셀는 테이블에 앉아 한손엔 찻잔을 든 모습으로 다른 손을 들어 내등에 업혀
있는 꼬마를 가르키며 말했다.
"자네 등에 업혀있는 그 걸레는 뭐지?"
걸레….
난 고개를 슬쩍 돌려서 내등에 업혀있는 꼬마의 남루한 차림새를 다시한번 훌
터보았다. 지저분한 망토, 발엔 부츠도 없이 그냥 맨발에 천조각이 둘둘 말려있
었다. 그리고 머리쪽엔 엘프의 징표인 긴귀를 가리기위해 두르고있는 핏자국이
묻어있는 두건, 확실히 누가봐도 걸레라고 불러줄 모양세다.
대체 어떤일들을 당했기에?
난 잠시후 들어온 르네의 도움으로 꼬마를 테이블위에 눕혔다. 그러자 르네가
부엌에서 반가운 얼굴로 걸어나오는 조나단에게 말했다.
"조나단, 그레이엄씨는?"
"아, 아버지는 아까 밖에 친구분들이 부르셔서 나가셨어요. 아마 한밤중에나 들
어오실거에요. 그런데 그 꼬마는 뭐에요. 누나?"
그녀는 테이블 위에 누워있는 꼬마를 슬쩍 돌아보더니 눈꼬리를 내린 얼굴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 사정이 있어서 그보다 조나단? 여기 구급약통 있지? 좀 가져다 주련?"
"예."
조나단은 테이블위에 올려져있는 꼬마를 슬쩍 바라보더니 조금 빠른걸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조나단의 모습이 사라지자 마자. 엑셀이 들고있던 찻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가 다시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며 자신이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 누워서 씩씩 대고있는 꼬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으음, 어디선지 모르지만 많이도 얻어터졌군, 그런데. 엘프꼬마가 왜 이런 차림
에 이런 상태로 당신들에게 배달되어 온거지?"
"코가 좋은데?"
"냄새라기 보단 느낌이지. 그보다. 타르시스양? 이 꼬마에 대한 이야기, 들을수
있을까요?"
르네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건 저도 궁금해하는거 랍니다."
"그래요? 그럼 본인한테 물어봅시다."
그러면서 그는 테이블위에 누워있는 꼬마의 머릿두건을 훌훌 풀어내기 시작해
고 잠시후 꼬마의 귀가 들어났다. 어린 엘프의 귀는 어른 엘프보다 작군, 처음
알았어. 엑셀은 그 꼬마의 귀를 가만히 보다가 말했다.
"기절한건가?"
"응, 그런 것 같아."
"그래?"
그러자 엑셀은 손을 들어서 꼬마의 볼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나 이이라 티나. 길라트 란 에르프 에 루린트 갈라미리?"
음? 엑셀은 엘프들의 말도 할줄 아나? 그렇게 몇번 말하자 테이블위에 들어 누
워있던 꼬마 녀석의 몸이 몇번 움찔거리더니 곧바로 발딱 일어나 앉았다.
뭐야? 기절한 척 한거였어?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꼬마와 엑셀을 바라보자 르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엘프들은 정신력이 강해요. 기절해도 정신만 들면 곧바로 행동에 들어갈 수 있
어요."
그런가? 확실히 인간들은 정신이들어도 약간 어리벙한 상태가 생기는데 말이야.
엘프들은 안그런가 보군, 그때 자리에서 일어난 꼬마 녀석이 약간 당황한 얼굴
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릴 쳐다보더니 눈을 사납게뜨며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뭐냐? 날, 어쩔, 생각이지?"
"옛날 생각나는군, 그보다. 꼬마. 그러는 넌 뭐냐?"
보통은 '남의 이름을 물을때엔 자신의 이름부터 먼저 말하는거다' 라고 해야 하
지. 어쨌든 엑셀이 그렇게 묻자 꼬마는 일단 경계부터 하기 시작했다. 엑셀은
지금 인간의 모습이니까. (원래모습이라면 또 어떨지 모르지만,)
테이블 위에 앉아서 몸을 잔뜩 웅크린채 눈을 사납게 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꼬
마를 가만히 바라보던 엑셀은 고개를 좌우로 까닥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
했다.
"타르시스양? 당신께서 하시죠. 이 꼬마는 제가 마음에 안드는가 봅니다."
르네는 그의 말에 옅은 미소를 지어주며 엑셀이 자릴 비킨곳으로 다가갔다. 그
리곤 자리에 앉으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의자를 멀찍히 밀어내곤
선채로 허릴 숙여 테이블에 손을 올려 상체를 바치곤 꼬마를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르네의 얼굴을 노려보던 꼬마가 갑자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우는 것 같기도 한 얼굴로 녀석은 덜덜떨기
시작했고 르네는 포근한 얼굴로 웃고있었다. 그러다가 꼬마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리고 말했다.
"이이라…."
이제 녀석은 눈에서 눈물과 코에선 콧물, 그리고 입에선 계속해서 '이이라.' 란
말을 되풀이했고 르네는 웃는 얼굴로 꼬마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허리를 펴고
손을 들어올리더니 자신의 머리에 두루고있던 검은 두건을 두손으로 풀어 내렸
다. 그러자 그녀의 긴 귀가 오후의 햇살에 들어났고, 그리고…,
"…우, 으읏. 으아아아아아앙!! 쟈이나 이피이인! 쟈이나 이피이인! 으허헝~ …하
리눈 지리미안 아리하티…. 어엉어어어!~~"
꼬마는 르네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가슴에 안겨서 울기시작했다 그리곤 코가 막
힌 목소리로 이렇게 울부짓었다.
'도와주러 왔어, 도와주러 왔어. 우리는 버림받지 않았어.'
내 옆에선 엑셀이 손가락으로 두 귀를 막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눈물 콧물 급
기야 침까지 흘리며 울고있는 꼬마를 조용히 바라보고있었고 르네는 그저 약하
게, 조금은 씁쓸히 웃는 얼굴로 꼬마를 안은채 녀석의 등을 토닥이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외엔 다른일은 할수없었다.
그때 부엌에서 조나단이 큼직한 나무 괴짝을 들고나오다가 축 처진 (엘프는 기
분이 안좋거나 하면 귀가 처진다.) 긴 귀를 가진 꼬마가 두건을 벗은 르네의 가
슴에 매달려 울고있는 모습을 봤고 그러자 녀석은 뒷통수를 벅벅 긁어대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가게 문 닫겠네."
…그러니까.
꼬마와 그 어머니는 볼일 때문에 이곳 알칸트리아에 잠시 들리게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길을 지나던 행인의 실수로 꼬마의 어머니가 귀를 가리기위해 머리에
쓰고있던 두건이 풀어져 버려서 그녀가 엘프인 것이 들어나게 되었는데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않게 여겼단다. 그런데 그날밤, 일이 늦게 끝나서 밤 늦은 시각에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숲속을 걷고있을 때, 갑자기 갑옷
과 무기로 중무장한 인간들이 그들을 둘러쌓고 꼬마의 어머니는 그들에게 대응
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10여명에 달하는 전사들을 상대할 수 없어서 꼬마만이
라도 도망치게 만든후 그녀 자신은 그들에게 사로잡혔다고 한다.
르네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슬픈 얼굴로 바로 어제 저녁에 일어난 일인 것 처
럼 말하는 꼬마를 바라보고있었다. 잠시후 자신의 앞에 놓여진 물컵을 단번에
비워버린 꼬마가 더듬대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래서, 난, 어떻게든, 어머니를, 구해야했다. 비록 인간들에게, 발로 차이고, 또,
도둑질을 배워가면서, 까지."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이 프리드라고 밝힌 꼬마는 가슴에 손을 넣어 르네의 돈
주머니를 천천히 내 놓았다. 녀석은 꼬마인 주제에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돌리
곤 말했다. 녀석의 옆 얼굴은 마치 한 10년 정도는 늙어보이는 것 같았다.
"그 안에 든, 쇠붙이면, 어머니를, 구해 낼수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녀석들
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건, 필요없다. 돌려 주겠다, 미안하다. 용
서를 빈다."
프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똑 바로 서서 나와 르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고
우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빙긋 웃어준다음 프리드에게 말했다.
"괜찮아. 그보다. 인간인 내게 이런말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훌륭하다. 프리드, 잘 참았어."
"그래요. 잘 참았어요. 이제 걱정 말아요. 우리가 도와줄께요."
그러자 프리드는 고개를 숙인 자세로 다시 훌쩍이기 시작했다. 그 어떤 고생을
했어도, 인간이나 엘프나. 얘는 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무렵 테이블 위에 팔
을 올리고 턱을 바친 자세로 조용히 지금 것 프리드가 한 이야기를 경청하던
엑셀은 녀석이 우리의 말을 듣고는 울먹이기 시작하자 한심스럽다는 얼굴로 말
했다.
"에르프 미 나미투미란 루비 나르 도 제르타니, 이미라 미루나 디 카르센타미?"
12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6
난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않고 꼬마를 안고 밖으로 걸어나왔다. 녀석은 씩씩대며
숨을 몰아쉬고있었는데. 아마도 내장에 충격이 컸나보다. 난 그렇게 꼬마를 안
고 시장 골목으로 걸어나왔고 그리곤 주위 사람들이 뭘 어쩌든 난 얼굴에 철판
을 깔고 아이를 안고 르네가 기다리는곳으로 걸어갔다.
"어머나? 저 사람 아까, 파악! 하고 날아오르던 사람 아니니? 그러고보니 미남
이다?"
"그렇네? 근데 안고 오는 저 걸레는 뭐지?"
"에…, 꼬만데? 아들인가? 아아, 아깝다. 유부남만 아니면 내가 어떻게…."
"너, 제이슨은 어쩌고?"
"…못들은걸로 해줘."
…하여튼, 못말리는 아가씨들이군, 그외에도 주위에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야
기를 떠들어 대었지만. 난 신경쓰지않았다. 인간들은 이런것만 아니면 좀더 다
른 종족들이 다가서기 쉬울텐데.
필요이상의 너무 많은 관심,
당신은 여기가 이렇다. 그렇다. 저렇다.
시끄럽군, 자기자신의 생각도 제대로 모르는 주제에,
실제로 꼬마를 안고 걸어오는 도중에 나에게 다가와 왜 걸레짝같은 아이를 안
고 가냐고 물어본 사람도 있었지만 난 빙긋 웃으며 그 질문을 가볍게 무시했다.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들을 무시하며 얼마간 걸어갔을 때 저앞에서 사람들(대부
분 남자들) 에게 둘러쌓여져있던 르네가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걸어오는 날 발
견하더니 수레를 내버려두고 빠른 걸음으로 주위사람들을 무시하고 나에게 다
가왔다. 그러더니 내 팔을 꼭 끌어안으며 등뒤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 남편이에요. 그러니 더 이상 절 어쩌려는 듯한 질문은하지 말아주세요."
절 어쩌려는 듯한?
난 르네를 바라보았고 르네는 축처진 눈썹으로 빙긋 웃어보였다. 난 그녀에게
아무말없이 안고있던 꼬마를 건내었고 르네는 놀란 얼굴로 내가 내미는 꼬마를
받아들었다. 난 수레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 근처에 서있던 사람들에게 말했
다.
"지금 당장 여기서 사라지는데 10초 드리겠습니다."
"아, 이보시오. 우리들은 그저…."
"9"
"당신 아내가 미인이라서 참 행복하겠습니다?"
"8"
"아니. 전…."
"7"
내가 걸음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동시에 숫자는 빠르게 세자 사
람들은 저마다 뭐라고 한마디씩 하더니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난 그런 인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땅바닥의 흙을 바로 걷어찼다.
파악!
나도 인간이긴 하지만, 정말…,
내가 하늘 올려다보며 숨을 들이키고있을 때 옆에서 르네가 꼬마를 안고 오더
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여보 괜찮아요?"
이런 걱정했나보군, 난 고개를 내리곤 평온한 얼굴을 그녀에게 보여주었고 그러
자 르네는 마음이 놓인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축처진 눈썹으로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저리 가라곤 못하겠고… 그래서,"
난 한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은 다음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그보다 르네."
"네?"
"역시 우린 여기 보단 숲 속이 더 어울려. 그렇지?"
르네는 화사하게 미소지었다.
"예에."
"어서와. 필요한 건 다샀나?"
"아아. 대충."
"그래? 그런데…."
엑셀는 테이블에 앉아 한손엔 찻잔을 든 모습으로 다른 손을 들어 내등에 업혀
있는 꼬마를 가르키며 말했다.
"자네 등에 업혀있는 그 걸레는 뭐지?"
걸레….
난 고개를 슬쩍 돌려서 내등에 업혀있는 꼬마의 남루한 차림새를 다시한번 훌
터보았다. 지저분한 망토, 발엔 부츠도 없이 그냥 맨발에 천조각이 둘둘 말려있
었다. 그리고 머리쪽엔 엘프의 징표인 긴귀를 가리기위해 두르고있는 핏자국이
묻어있는 두건, 확실히 누가봐도 걸레라고 불러줄 모양세다.
대체 어떤일들을 당했기에?
난 잠시후 들어온 르네의 도움으로 꼬마를 테이블위에 눕혔다. 그러자 르네가
부엌에서 반가운 얼굴로 걸어나오는 조나단에게 말했다.
"조나단, 그레이엄씨는?"
"아, 아버지는 아까 밖에 친구분들이 부르셔서 나가셨어요. 아마 한밤중에나 들
어오실거에요. 그런데 그 꼬마는 뭐에요. 누나?"
그녀는 테이블 위에 누워있는 꼬마를 슬쩍 돌아보더니 눈꼬리를 내린 얼굴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 사정이 있어서 그보다 조나단? 여기 구급약통 있지? 좀 가져다 주련?"
"예."
조나단은 테이블위에 올려져있는 꼬마를 슬쩍 바라보더니 조금 빠른걸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조나단의 모습이 사라지자 마자. 엑셀이 들고있던 찻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가 다시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며 자신이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 누워서 씩씩 대고있는 꼬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으음, 어디선지 모르지만 많이도 얻어터졌군, 그런데. 엘프꼬마가 왜 이런 차림
에 이런 상태로 당신들에게 배달되어 온거지?"
"코가 좋은데?"
"냄새라기 보단 느낌이지. 그보다. 타르시스양? 이 꼬마에 대한 이야기, 들을수
있을까요?"
르네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건 저도 궁금해하는거 랍니다."
"그래요? 그럼 본인한테 물어봅시다."
그러면서 그는 테이블위에 누워있는 꼬마의 머릿두건을 훌훌 풀어내기 시작해
고 잠시후 꼬마의 귀가 들어났다. 어린 엘프의 귀는 어른 엘프보다 작군, 처음
알았어. 엑셀은 그 꼬마의 귀를 가만히 보다가 말했다.
"기절한건가?"
"응, 그런 것 같아."
"그래?"
그러자 엑셀은 손을 들어서 꼬마의 볼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나 이이라 티나. 길라트 란 에르프 에 루린트 갈라미리?"
음? 엑셀은 엘프들의 말도 할줄 아나? 그렇게 몇번 말하자 테이블위에 들어 누
워있던 꼬마 녀석의 몸이 몇번 움찔거리더니 곧바로 발딱 일어나 앉았다.
뭐야? 기절한 척 한거였어?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꼬마와 엑셀을 바라보자 르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엘프들은 정신력이 강해요. 기절해도 정신만 들면 곧바로 행동에 들어갈 수 있
어요."
그런가? 확실히 인간들은 정신이들어도 약간 어리벙한 상태가 생기는데 말이야.
엘프들은 안그런가 보군, 그때 자리에서 일어난 꼬마 녀석이 약간 당황한 얼굴
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릴 쳐다보더니 눈을 사납게뜨며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뭐냐? 날, 어쩔, 생각이지?"
"옛날 생각나는군, 그보다. 꼬마. 그러는 넌 뭐냐?"
보통은 '남의 이름을 물을때엔 자신의 이름부터 먼저 말하는거다' 라고 해야 하
지. 어쨌든 엑셀이 그렇게 묻자 꼬마는 일단 경계부터 하기 시작했다. 엑셀은
지금 인간의 모습이니까. (원래모습이라면 또 어떨지 모르지만,)
테이블 위에 앉아서 몸을 잔뜩 웅크린채 눈을 사납게 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꼬
마를 가만히 바라보던 엑셀은 고개를 좌우로 까닥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
했다.
"타르시스양? 당신께서 하시죠. 이 꼬마는 제가 마음에 안드는가 봅니다."
르네는 그의 말에 옅은 미소를 지어주며 엑셀이 자릴 비킨곳으로 다가갔다. 그
리곤 자리에 앉으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의자를 멀찍히 밀어내곤
선채로 허릴 숙여 테이블에 손을 올려 상체를 바치곤 꼬마를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르네의 얼굴을 노려보던 꼬마가 갑자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우는 것 같기도 한 얼굴로 녀석은 덜덜떨기
시작했고 르네는 포근한 얼굴로 웃고있었다. 그러다가 꼬마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리고 말했다.
"이이라…."
이제 녀석은 눈에서 눈물과 코에선 콧물, 그리고 입에선 계속해서 '이이라.' 란
말을 되풀이했고 르네는 웃는 얼굴로 꼬마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허리를 펴고
손을 들어올리더니 자신의 머리에 두루고있던 검은 두건을 두손으로 풀어 내렸
다. 그러자 그녀의 긴 귀가 오후의 햇살에 들어났고, 그리고…,
"…우, 으읏. 으아아아아아앙!! 쟈이나 이피이인! 쟈이나 이피이인! 으허헝~ …하
리눈 지리미안 아리하티…. 어엉어어어!~~"
꼬마는 르네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가슴에 안겨서 울기시작했다 그리곤 코가 막
힌 목소리로 이렇게 울부짓었다.
'도와주러 왔어, 도와주러 왔어. 우리는 버림받지 않았어.'
내 옆에선 엑셀이 손가락으로 두 귀를 막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눈물 콧물 급
기야 침까지 흘리며 울고있는 꼬마를 조용히 바라보고있었고 르네는 그저 약하
게, 조금은 씁쓸히 웃는 얼굴로 꼬마를 안은채 녀석의 등을 토닥이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외엔 다른일은 할수없었다.
그때 부엌에서 조나단이 큼직한 나무 괴짝을 들고나오다가 축 처진 (엘프는 기
분이 안좋거나 하면 귀가 처진다.) 긴 귀를 가진 꼬마가 두건을 벗은 르네의 가
슴에 매달려 울고있는 모습을 봤고 그러자 녀석은 뒷통수를 벅벅 긁어대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가게 문 닫겠네."
…그러니까.
꼬마와 그 어머니는 볼일 때문에 이곳 알칸트리아에 잠시 들리게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길을 지나던 행인의 실수로 꼬마의 어머니가 귀를 가리기위해 머리에
쓰고있던 두건이 풀어져 버려서 그녀가 엘프인 것이 들어나게 되었는데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않게 여겼단다. 그런데 그날밤, 일이 늦게 끝나서 밤 늦은 시각에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숲속을 걷고있을 때, 갑자기 갑옷
과 무기로 중무장한 인간들이 그들을 둘러쌓고 꼬마의 어머니는 그들에게 대응
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10여명에 달하는 전사들을 상대할 수 없어서 꼬마만이
라도 도망치게 만든후 그녀 자신은 그들에게 사로잡혔다고 한다.
르네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슬픈 얼굴로 바로 어제 저녁에 일어난 일인 것 처
럼 말하는 꼬마를 바라보고있었다. 잠시후 자신의 앞에 놓여진 물컵을 단번에
비워버린 꼬마가 더듬대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래서, 난, 어떻게든, 어머니를, 구해야했다. 비록 인간들에게, 발로 차이고, 또,
도둑질을 배워가면서, 까지."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이 프리드라고 밝힌 꼬마는 가슴에 손을 넣어 르네의 돈
주머니를 천천히 내 놓았다. 녀석은 꼬마인 주제에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돌리
곤 말했다. 녀석의 옆 얼굴은 마치 한 10년 정도는 늙어보이는 것 같았다.
"그 안에 든, 쇠붙이면, 어머니를, 구해 낼수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녀석들
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건, 필요없다. 돌려 주겠다, 미안하다. 용
서를 빈다."
프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똑 바로 서서 나와 르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고
우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빙긋 웃어준다음 프리드에게 말했다.
"괜찮아. 그보다. 인간인 내게 이런말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훌륭하다. 프리드, 잘 참았어."
"그래요. 잘 참았어요. 이제 걱정 말아요. 우리가 도와줄께요."
그러자 프리드는 고개를 숙인 자세로 다시 훌쩍이기 시작했다. 그 어떤 고생을
했어도, 인간이나 엘프나. 얘는 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무렵 테이블 위에 팔
을 올리고 턱을 바친 자세로 조용히 지금 것 프리드가 한 이야기를 경청하던
엑셀은 녀석이 우리의 말을 듣고는 울먹이기 시작하자 한심스럽다는 얼굴로 말
했다.
"에르프 미 나미투미란 루비 나르 도 제르타니, 이미라 미루나 디 카르센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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