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7

등록 2026.10.10 3.4천자 조회 3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13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7


"………!"

훌쩍이던 프리드는 그말을 듣고는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빠른
동작으로 닦아내고 입을 꾹 다문 얼굴로 고개를 들어서 엑셀을 바라보았다. 엑
셀은 그런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씩 웃어보였다.

"그래, 그래야 되는거다."

그때 가게문을 닫고와선 내옆에 앉아서 멍하니 우리가 나누는 대화를 존재감
없이 듣고있던 조나단이 조심스럽게 내 허리를 쿡쿡 찔렀고 난 녀석쪽으로 몸
을 기울였다. 그러자 조나단은 나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저기 한 아저씨, 저 아저씨가 뭐라고 하는거에요?'

난 조나단의 말을 듣고는 빙긋 웃으면서 녀석의 귀를 잡아서 거기에 내입을 가
져다대고 엑셀이 프리드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해석해주었다.
엘프 아내를 둔덕에 난 거의 반 강제적으로 그들의 말을 배워야했지.

'엘프가 아무곳에서나 눈물을 보여도 된다고 네 어머니가 가르치더냐?'

내가 그렇게 말하자 조나단은 감동을 받은 얼굴로 엑셀을 바라보았고 르네도
약간 의미있는 웃음을 그에게 날렸지만, 엑셀은 점잖게 그들의 눈빛을 무시했
다. 난 내앞에 놓여진 찻잔과 프리드의 몸에 감다가 남은 붕대들을 바라보며 말
했다.

"그래서, 네 어머니는 지금 어디있지?"

갑자기 프리드의 눈빛이 달라졌다. 녀석은 증오와 분노에 불타오르는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가 옆에서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약간 쓸쓸하게 웃고있는 르네를
발견하곤 약간 눈을 내리깔더니 말했다.

"폐가, 어두운곳, 창고,"

난 고개를 돌려 조나단을 바라보았다.

"조나단, 이 근처에 버려진 창고와 폐가가 밀집해 있는곳을 아나?"

조나단은 빙긋 웃고있었다. 그러더니 녀석은 우리들을 쭉 둘러보며 말했다.

"가르쳐드리면 저도 끼워주실레요? 저 마차는 잘모는데."

난 고개를 돌려 르네를 바라보았고 르네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빙긋 웃더니 조
나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마차몰게 해주면 어딘지 가르쳐 줄거니?"
"예에!"



"저긴가?"

"예에. 워워~ 자,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세요. 제가 아는 아저씨에게 들은 바로는
오늘 저녁에 시작할거래요."

조나단은 마차를 세우며 말했고 난 지붕을 쒸운 짐 마차안에서 조나단에게 말
을 걸었다.

"오늘저녁에? 그러니까 지금?"

내가 그렇게 말하자 조나단은 자신이 앉아있던 마부석에서 고개를 돌려 문을
가리고있던 가죽을 살짝 걷어내고 후드를 깊게 눌러쓴 자신의 머리를 들이밀었
다. 그리곤 짐 마차의 안쪽에 쪼그려 앉아 르네의 어깨에 기대어있는 프리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예. 제가 알아보고 들은 바로는 그래요. 운이 좋은 거죠. 저 녀석은 바로 오늘
누나와 아저씨를 만났으니까요."

프리드는 르네에게 기댄채로 두눈을 감고있다가 한쪽 눈만 살짝뜨곤 조나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조나단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다시 밖으로 빼내었다.


"으음, 기막힌 우연이군,"

이 목소린 밖에서 들려왔다. 언제 내렸지? 난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으로 해서
마차에서 내렸고 밖에는 엑셀이 주위를 둘러보고있었다. 주위는 그야말로 을씨
년스러웠다. 여기저기 부서진 커다란 창고와 지붕이 다 허물어진 집들, 무너진
담벼락, 우리들이 서있는 곳은 폐가가 몰려있는 곳 중에서도 가장 외곽에 자리
잡혀진 곳이었다. 이런곳에서 경매를 보나?

그때 마부석에 앉아있던 조나단이 앞을 가르키며 말했다.

"저어기 보이죠? 정면에 있는 커다란 창고, 저곳이에요. 저안에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있는데 아마 경비가 있을거래요. 뭐하러 왔냐고 물어보거든 이렇
게 말하세요. 시간 때우려고 왔다고요. 그럼 들여보내줄거래요. 참, 그리고 무기
는 가지고 들어가면 안된다니까. 회색머리 아저씨? 그 칼 적당히 숨기세요."

난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흥분한 듯이 말하고있는 조나단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조나단아, 너 어디서 그런걸 다 알아낸거냐?"

그러자 녀석은 들어올린 손가락을 좌우로 까닥이며 한쪽눈을 감은채로 말했다.

"오우~ 아저씨도, 이 알칸트리아에서 빨간머리 조나단을 모르면 그거 간첩이에
요. 다 아는수가있다구요. 어쨌든 저희는 바로 요앞 건물 안에서 기다릴 테니까.
일끝나면 나오세요. 아셨죠?"


"…알았다."

엑셀이 먼저 조나단이 가르쳐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난 가기에 앞서서
고개를 돌려 마차 안에다 대고 말했다.

"여보 다녀올게."

"조심해요. 당신 몸은 내 꺼라는거 잊지말구요."
"으응. 걱정마,"


난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마부석에 있는 조나단을 지나칠 때
녀석이 닭살 돗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말했다.

"…아저씨 몸이 누구꺼라고요?"

"한의 몸은 르네의 것,"

대답은 마차안의 르네가 했고 난 씨익 웃으며 황당한 표정으로 마차안을 뒤돌
아보는 조나단을 뒤로한채 앞서 걸어가는 엑셀의 뒤를 따랐다.

저 앞 폐가의 대문 앞에선 엑셀이 날 기다리고있었다. 내가 어느정도 다가가자
그는 다시 등을 돌리더니 발을 내딧기 시작했고 난 약간 궁금한 것이 있어 그
에게 말을 걸었다.

"엑셀."

"왜?"

"넌 왜 따라온거지? 자넨 아무런 목적이 없잖아?"

"목적이라? 그렇게 물으면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겠어."

"그게 다야?"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그냥 앞만 보고 걸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
히 말을 잇기 시작했다.

"자네도 나처럼 계속 살아봐, 처음엔 세상이 정말 재미있지, 그런데 그런다가 갑
자기 어느 한 순간 살아갈 목적이 사라지게될 때가 있어. 그럼 하루하루가 지루
해지기 시작해 인간처럼 죽고 싶다고 생각할때도 있어, 그렇게 되면 오래산다는
거, 이거 못할짓이 되는거야. 자네도 알겠지? 아. 과거에서 봉인되었다고 했었
나? 그럼 모르겠군. 뭐, 주어진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경험해 보라고 오래사
는데 목적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하지만 자네에겐 타르시스양이있으니까. 그럴
일은 없겠군."

"그래? 오래사는게 그렇게 재미가 없나?"

"아아, 뭐, 별로. 살다보니 책이란 것을 접하게 되어서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난 책보는 재미에 살거든. 마을에 나온것도 책사러 나오는거지. 그리고 또
하나. 최근부터 내가 살아가는데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게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바로? 난 궁금한 얼굴로 그의 등짝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엑셀은 제자리에 서서
고개를 뒤에 서있는 나에게로 돌리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에게 친구라는 빨간 털모자를 건내준 리드자네와 타르시스양이지."

난 그의 말에 할수있는한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엑셀은 잠시동안 나와 저 뒤에
서 서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붕 달린 짐마차를 바라보더니 다시 고
개를 돌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난 그의 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친구니까. 인가? 그렇다면 난 그를 위해 무엇을 해줄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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