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8

등록 2026.10.10 3.7천자 조회 3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14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8


과연, 밖은 허름안 창고인데 안에는 경비병들이 좍 깔려있군, 우리가 창고안으
로 들어가자 대장쯤으로 보이는 사람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정중히 인사를 하며
말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엑셀이 그의 말에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시간 때우려고 왔는데?"

"그렇습니까? 그런 안으로 드시죠."

간단한데? 우린 느릿하게 대장이 안내하는 데로 걸어갔고 그가 안내한 곳은 지
하로 내려가는 계단이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그냥 내려가려고 하자 앞의
계단을 지키고있던 경비병들이 들고있던 검집을 들어 우리들을 막더니 말했다.

"잠시 몸수색을 하겠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난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다가 주머니에서 따로 빼내둔 보석을 꺼내어서 뒤에있
는 대장에게 건내주었다.

"난 남이 내몸에 손대는 싫은데.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라서 말이야."

자신의 손가락 한마디 크기만한 원석을 받아든 대장은 놀란 얼굴로 그것을 내
려다 보았고 엑셀이 경비병이 막고있는 검을 손으로 슬쩍 옆으로 물리며 말했
다.

"그거 보석의 원석이지만 그래도 제법 비싸게 받을수 있을거요, 추운데 고생하
는 것 같으니까. 술이랑 먹을거라도 좀 사서 드시오."

그렇게 말하며 엑셀은 앞을 막고있던 검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고 대장은 꽉 막
힌 사람은 아니었는지 헛기침을 조금하며 말했다.

"크흠! 음, 얘들아 배고프지 않냐? 그냥 보내드려라."

난 그 대장에게 씩 웃어준다음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가니 어두침침 했
던 안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양초를 태우고있을까? 굉장하군,
그리고 그 빛에 비친 벽도재라든가 내부장식은 제법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아마
도 여기 오는 인간들이 고급스러운 인간들이라서 인가보다. …속은 어떨지 모르
지만,

계단을 내려와 좀더 안으로 들어가니 그곳엔 많은 사람들이 웅성이고 있었다.
그들의 옷차림은 하나같이 깔끔하고 또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있었는데. 그 속
인물들의 인품과는 정반대의 것이라 믿고싶었다. 아마도 이런곳에 올 위인들이
라면야. 인성이란 것은 제껴둬야겠지.

저 앞에서 검은 롱코트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은발을 휘날리며 날 기다리고
있던 엑셀은 단연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고 그에게 걸어가 말을 거는 나 역시
그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우리들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건 그대로 무시했고
잠시후 깨끗한 제복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어서오십시오. 이곳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초대장은 가지고 계십니까?"

엑셀은 슬쩍 고개를 돌려서 날 바라보았고 난 주머니에서 전에 리자드 맨들에
게서 받은 원석이든 가죽 주머니를 꺼내어서 보여주었다. 혹시 몰라서 오는길에
보석상에 들려 품질 증명서까지 만들어서 가져왔는데, 제법 쓸모가 있긴 있군,
내가 주머니를 열어 내용물을 보여주자 그 남자는 정색을 하더니 고개를 숙이
며 말했다.

"손님 이시군요. 그럼 이쪽으로,"

손님? 오오, 회원제라 이건가. 난 엑셀을 바라보았고 엑셀은 주위에 있는 사람
들을 쳐다보고있었다. 우리가 안내되어진 곳은 훌륭한 테이블이 10개 정도가 깨
끗하게 줄을 맞추고있는 곳이었다. 그중 하나에 앉게 된 우리들은 제복입은 남
자가 가져다준 차를 마시며 경매가 시작되길 기다렸고 잠시후 사람들이 웅성이
며 자리에 앉기 시작하자 조금 높은 단상에 아까 차를 가져다준 남자와 약간
틀린 제복을 입고있는 중년의 남자가 걸어 나오더니 인사를 꾸벅하며 말했다.

"저희 알칸트리아 경매장에 오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금부터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손을 들어 저희 직원을 부르십시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남자가 손뼉을 치자 뒤에서 제복을 입은 남자가 테이블에 받쳐진 액자를 들고
나왔다. 곧 사회자의 소개가 이어졌다.

"에, 처음 여러분들께 선보일 물건은 200년전 멸망한 아론국의 12대 젤시아 공
주의 초상화로 매년 보존 마법을 사용해 지금까지 처음 그 상태를 유지하고있
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다른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 그림은 저기
앉아계신 브리오 백작님께서 소장품이었습니다만, 사정으로 인해 경매에 내놓으
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전 낙찰가인 400만 워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소개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손이 들어지며 그림의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옆
에서 그 그림과 열을 올리며 경매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엑셀이 킥킥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저거, 가짜야."

"뭐라고?"

"진짜는 내 집에 있거든. 언젠가 고서를 주로 다루는 책방에 자주 들렸는데 그
곳 주인장이 나에게 선물했었지. 진짜는 그림속 공주가 앉아있는 곳에 뒷 배경
이 없어. 게다가 저렇게 물감으로 그럴듯하게 그려져 있지 않아. 그냥 연필로
슥슥 그려져 있을 뿐이지."

난 그의 말을 듣고는 약간 허무한 느낌으로 가짜를 사기위해 열을 내며 목이
터져라 가격을 부르고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저게 가짜란걸 알면 사람들의
표정이 어떨까?

…보고싶군,

"700만!!"

"네! 700나왔습니다. 750없습니까? 750! 예엣! 700만 위니에 제르갈 후작님께 낙
찰되었습니다. 여러분 박수로 보내주십시오!"

우와아~ 짝짝짝~

바보들….

약간 뚱뚱해보이고 맘씨 좋게 생긴 후작씨는 뒤뚱거리며 걸어가 사회자가 내민
그림을 받아들고는 단상위에서 높이 들어올려보였고 사람들을 저마다 각자 뭐
라고 말하면서 그에게 환호와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나와 엑셀은 그들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러갔다. 셀수도없을 만큼의 물건들이 쏟아져나와 새로
운 주인을 맏이했고 그리고 적지않은 돈이 그 주인의 손에서 떠나갔다.

…지루하군, 지금 몇시나 되었지? 여긴 시계도 없나?

내가 무성의하게 방금 전 무슨 술잔을 낙찰받은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있을
때 의자에 느긋하게 등을 대고 구경을 하던 엑셀이 지나가듯이 말했다.

"새벽녁 쯤 되었겠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지루하겠어."

"아아. 그렇군,"

그러던 중, 갑자기 사회자가 바뀌었다. 새로 나온 남자는 몸에 갑옷을 입고있는
모습이었는데 허리엔 롱소드까지 차고있었다. 그는 그렇게 단상위로 올라가더니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물건은 몬스터들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 경매물들 중엔 아름다운 엘프도 있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빕니다."

남자가 웃으며 말하자 늦은시간 까지 경매에 지쳐있던 사람들의 눈이 단숨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목적은 따로 있었군, 이 소릴 르네가 들었다면 정말
슬퍼했겠지. 함께오지않길 잘했어, 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슬쩍 돌려보았고
옆에선 엑셀이 팔짱을 낀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있었다.

그리고 경매가 시작되었다. 처음 나온 것은 트롤로 대체 어떻게 구슬렸는지. 사
람의 말을 알아듣게 만든 것 같았다. 사회자가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고 그리
고 몇가지 간단한 명령어도 알아들을 수 있어보였다.

"트롤은 힘이 좋으니까. 경비용이나. 그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럼
가격은 1000만 워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잠시후 열띤 경쟁을 뚤고 트롤은 어떤 남작의 가슴에 안겨졌다.

그리고 다음에 나온 것은 커다란 유리 상자에 담겨진 슬라임으로 아직 길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 신기하게도 앞서 나온 트롤보다 배이상의 가격으로
어떤 마법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넘겨졌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은….

프리드의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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