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그들에게 돈주고 산 물건 9
내 마누라는 엘프
15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9
고개를 돌려보자 엑셀은 팔짱을 푼 모습으로 테이블위에 팔을 얻고 가만히 무
장을 한 두 남자에게 끌려나온 엘프 아가씨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는 척보기엔
조금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있어선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매력적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목에는 큼직한 구속구가 매
달려있었다. 마력을 봉해놓은 거로군,
"아름다운 엘프로군."
그렇게 프리드의 어머니에 대한 감상을 말한 엑셀은 날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
다.
"물론 자네에게는 타르시스양 이외의 엘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만,"
난 그의 농담에 피식 웃어주었다. 엑셀도 슬쩍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천천히 눈
을 들어 양옆에서 롱소드를 뽑아든 채 서있는 경비병들 사이에 왠지 조금 야위
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있는 옆은 은발의 (엑셀보다 더한 은발이었다. 거의 백발
에 가까울 정도,) 엘프 여인을 바라보았다. 차림새는….
그저 위 아래 가벼운 속옷만 입은 모습에서 그위에 하얀 천을 둘둘 감아놓은
모습이었다.
이런…,
그때 갑옷을 입고있던 사회자가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보시다시피 순수한 엘프입니다. 아름다운 은발 미인이죠? 엘프는 자존심에 상
처를 입으면 자살을 하기 때문에 좀처럼 소유할 수 없는 귀한 것입니다. 원래
마법을 사용할줄 알지만 지금은 여기 이렇게 항마족쇄(降魔足鎖)를 걸어 두었기
때문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 가격은 2000만 워니부터 시작하겠습
니다."
그러자 여기 저기서 가격이 올라갔다. 우리들은 잠자코 기다렸고 30분동안의 치
열한 경쟁이 지나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했고 그때부터 우리들이 나서
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0분 후, 단 3명의 사람들이 엘프를 놓고 치열한(?) 경
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처음 그 가짜 그림은 산 맘씨좋게 생긴 뚱뚱한 후작씨,
그리고 나와 마지막으로…."
"6000만."
"6000만 나왔습니다! 7000만 없습니까?!"
엑셀은 나를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날렸다. 그러면서 말했다.
"경매란거 의외로 재미있군."
난 손을 들어서 7000만을 내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다음 말했다.
"오오! 네 7000만이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8000만 내실분!!"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텐데?"
"뭐, 사태가 어떻게 되든 구해 낼거니까."
"그런가?"
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사 우린 그녀를 꼭 사야하겠다는 생각도,
그리도 돈 잃을 걱정도 안하고 무성의하게, 단지 호기심에 경매에 참여하고 있
는거니까. 그때 그 뚱뚱한 후작씨가 계속 그와 경쟁하며 돈을 올리고있는 우리
에게 미소를 날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1억 워니 내겠소!"
잠시동안 경매장 안에 정적이 흐른 후 사회자가 얼떨떨한 얼굴로 말했다.
"이…. 일억, 워니요?"
"그렇소. 1억 워니 내겠소이다."
그는 단상위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시무룩한 얼굴로 경매장의 사람들을 바라
보고있던 프리드의 어머니를 쳐다보며 말했고 그러자 그녀도 시선을 돌려 후작
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다. 그 모습을
보던 후작씨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엘프는 아는게 많다지? 저 아가씨를 사서 내 아이들을 가르치게 하겠어. 선생
으론 엘프가 최고라고 언젠가 책에게 읽었지."
으음, 그런데로 좋은 발상을 가지고있는 듯 하군, 하기사 엘프들은 아름답긴 하
지만 그들의 자존심은 인간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좀 극단적
이지만, 그들은 자신이 더렵혀졌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자살한다. 그것도 확실하
게,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인간의 밑으로 들
어갈 수도 있다는 거다. 이상하게 복잡하고 웃기지도 않지만, 그래서 이렇게 그
들을 노예로 매매 할 수도 있는거지.
후작씨는 득의만만하게 웃으며 나와 엑셀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엑셀이 그에게
씨익 웃어보이더니 찻잔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슬쩍 가리며 곧바로 인상을 썼
다. 난 그런 엑셀과 후작씨를 슬쩍 바라보았다가 손을 들었다.
"1억 2천 워니 내겠습니다. 거기 후작님, 그만 양보하시죠."
후작씨는 내말을 듣더니 얼굴에서 서서히 붉은 물이 올라왔고 난 빙긋 웃어보
였다. 그때 공기가 약간 이상하게 흐르는 것을 감지한 사회자가 부랴부랴 우리
들을 번갈아보며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 여러분, 진정 하십시오. 그런데 실례하지만 두분, 지금 가지고 계신 현금이
1억 워니 이상 되십니까?"
그의 말에 앞쪽에 앉아있던 후작씨는 옆에 앉아있던 하인으로 보이는 젊은이를
바라보았고 그러자 그 청년은 큼직한 가방을 힘겹게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안에 든 것은 총 2억 워니에 달하는 금화입니다. 의심이 가신다면 직접 오셔
서 확인하십시오."
사회자는 두사람의 직원을 그 후작씨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보내었고 잠시후 가
방안을 들여다보던 남자는 약간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 후작씨에게 쏠려있다가 사회자가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자 곧바로 내쪽으로 모두들 고개를 돌렸고 난 그들의 시선을 한번 쓱
바라보았다. 그때 옆에서 사람들의 눈빛을 귀찮은 얼굴로 맞대응 하던 엑셀이
조용히 말했다.
"귀찮군, 리드. 가지고 온 것 있지? 보여주게."
난 바지 주머니속에 쑤셔 넣었던 조그만 가죽 주머니를 꺼내들어서 천천히 매
듭을 푼다음 그것을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주머니 안에 든 것이 테이블위로 쏟
아져 나왔다.
촤르르르륵~
여기저기에 밝혀진 촛불들의 빛을 받아 아름다운 색을 뿜어내며 여러종류의 원
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그리고 보석중에 가장 드물
다는 블랙 다이아몬드, 그외 기타등등.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줄
몰랐고 난 그들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바지 주머니속에 구겨넣었던 종이
조각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은 알칸트리아 체인 보석상의 라드미씨가 적어주신 품질 감정표입니다.
확인해 보십시오."
사회자는 우리 테이블위를 멀뚱히 쳐다보다가 헛기침을 조금 한 다음 역시 직
원 두 사람을 우리쪽으로 보내었고 그러자 곧 제복을 빼입은 두 남자가 우리앞
에 서게 되었다. 남자는 내가 건내는 종이에 적힌 사인과 보석 각각의 품질 증
명란을 꼼꼼히 읽어보더니 바닥에 놓여진 원석을 들어서 그것들을 만져본 후
고개를 꾸벅이며 말했다.
"확실하군요. 실례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사회자에게 고개를 끄덕인다음 조용히 사라졌다.
난 씨익 웃으며 멀찍히 떨어져있는 후작씨에게 미소를 보내었고 그러자 그는
씩씩 거리며 콧김을 내뿜고있었다. 사회자는 우리에게 다가왔던 직원의 귀속말
을 들은 다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으음, 할수없군요, 두분 다 자격을 갖추신 분들이니까. 그럼 계속 경매를 진행
하겠습니다. 1억 2천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더 없습니까?' 란 말은 후작씨를 바라보며 한 말이었다. 후작은 그 말을 듣고는
사회자를 가만히 노려보기 시작했고 그때 이곳의 직원 하나가 그에게로 다가가
더니 후작의 귀에다 대고 조용히 뭐라고 속삭였고 잠시후 후작은 만면에 미소
를 뛰운 얼굴로 두손을 위로 살짝 들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만 포기하겠네. 검은머리 청년, 내가 양보하지. 자네가 이겼어."
…뭔가 있군, 뭐, 아무래도 좋다. 원래 목적은 이것이었으니까.
"예! 축하드립니다! 이 엘프는 1억 2천 워니에 저 손님께 낙찰되었습니다!! 여러
분 저분에게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짝짝짝짝짝~
"…………!!"
"…………!?"
"……!!"
주위에선 사람들이 대충 축하한다둥의 식의 말들을 해대었지만 내귀엔 아무소
리도 들려오지않았다. 아마 옆의 엑셀도 마찬가지일거다. 그는 입을 꾹 다문채
그저 멀뚱히 단상에서 경비병들에게 둘러쌓여서 거의 끌려오다시피 계단을 걸
어 내려오고있는 엘프 아가씨를 바라보고있을 뿐이었다. 나 역시 그렇지만, 잠
시후 은발머리의 엘프아가씨는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오게되었고 그녀를
데려온 경비병이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낙찰 받으신 경매품…, 을 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낙찰금은
선불입니다."
그런데…, 당신 눈이 왜 그래? 이 경비병의 눈은 심하게 붉어져있었는데. 왜 그
런지는 알수없었다. 그리고 그는 말을 하면서 계속 우리들에게 거의 노려보는
것 같은 시선을 보내왔고 나와 엑셀은 영문도 모른채 그의 시선을 물끄럼히 받
아야했다.
난 옆에서 그들을 따라온 직원이 공손히 내민 은쟁반 위에 가지고있던 원석 주
머니와 보석 품질 감정표를 올려놓았고 그러자 제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남자는
고개를 꾸벅이곤 그것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 친구도 조금 이상했다. 고개를 들
어 올릴 때 그의 눈은 지금 내앞에 묵묵히 서서 붉은 눈으로 우릴 노려보는 경
비병과 다르게 차갑게 빛나고있었단 거다. 으음, 옛날의 르네의 눈이 생각나는
군, 그때 그녀의 눈도 저랬지.
"…감사합니다."
차가운 말투, 꼭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하고있는 것 같잖아.
그때까지 우리들을 노려(?)보고있던 경비병도 약간의 인사 비슷한 것을 하더니
뒤에 서 있는 은발의 엘프를 흘깃 바라보곤 그대로 등을 돌렸고 그리고는 멀찍
히서 걸어가는 제복입은 남자를 뒤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돈 주고 산 엘프는 그런 그 두사람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들이 떠나가자 엑셀이 앉은 채로 자신의 옆에 있는 의자를 쓱 뒤로 당기더니
우리들에게만 들리도록 낮은 목소리로 한가롭게 말했다.
"앉아요."
잠깐 불안한 얼굴을 하고있건 그녀는 약간 머뭇대었지만 조심스럽게 그가 당겨
낸 의자에 앉았고 그러자 엑셀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부스럭 거리며
자신의 롱 코트를 벗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자신의 앞에 놓여진 롱코트를 바
라보던 엘프 아가씨는 당황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입어요. 춥지않습니까?"
"아, 저, 전 괜찮아요."
처음으로 그녀가 말했다.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르네가 약간 소녀틱하다면 이
아가씨는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게한다. 애 엄마라니까. 당연한건지도,
하여튼 그녀가 그렇게 사양하자. 엑셀은 고개를 좌우로 휘젓더니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롱코트를 그녀의 어깨에 둘러 주었고 그러자 이 엘프 아가씨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멍하니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잠시후 그녀
는 옆으로 길게 찟어진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은 모습으로 울먹이며 말을 이었
다.
"저기, 절 어떻게 하실건지 모르지만 제발 부탁이니 제가 스스로 목숨을 끈게
하진 말아주세요. 전 아이가 있어요. 그러니까. 전…."
그녀의 말에 난 조금 씁쓸히 미소지었고 엑셀은 서서히 얼굴을 찌그러뜨리더니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멍한 얼굴로 우리 둘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피던
엘프 아가씨는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자. 더욱 더 울먹이기 시작했고 난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기 전에 약간의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제 이름은 리드라고 합니다. 당신은?"
"아, 전 이리사라고 해요."
옆을 돌아보니 이제 엑셀은 테이블에 뒤집어져서 계속 큭큭대고있었고 난 그의
들썩이는 등짝을 바라보며 조금 쓰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리눈 다니라 릴미던 트, 다니라 라이 프리드 아 제린드라."
순간 작게 느껴졌던 그녀의 눈이 크게 벌어졌고 그녀의 검은 두눈에선 무언가
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인간처럼 흐느낌은 없었다. 그냥…. 흘러내렸다.
큭큭거리며 테이블에 뒤집어져있던 엑셀도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렇게 계속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우리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그러자 그녀의 긴 백발에 가까운 은발이 그녀의 하얗고 가는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라 리 이인미지, …라 리 이인미지."
'감사합니다' 라…,
그녀는 그렇게 새 하얀 두손을 들어 자신의 몸을 덥고있는 엑셀의 검은 롱 코
트의 옷깃을 꼭 잡으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눈에선 따뜻한 무언가를 계속 흘
리면서, 그리고 조용히 미소지으면서,
그렇게 한참동안 눈물을 흘린 이리사는 고개를 숙인채로 손등으로 눈물을 닦더
니 고개를 들어 우리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프리드는 어디에 있지요?"
"밖에서 당신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급할건 없고, 잠시 기다렸다가 나갑시다.
재미있는 걸 보여드리죠."
엑셀은 싱긋 웃으며 말했고 이리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날바라보았지만 나 역
시 엑셀처럼 미소만 지어보였다. 그래서 이리사는 더 이상 묻지않고 조용히 눈
을 감고 기다렸다.
그녀는 엘프였다. 노예로 팔려갈뻔했다가 구출되었는데로 이렇게 평온하다니.
인간이라면 거의 정신없이 울고불고 매달렸을 텐데. 어쨌든 우리들은 경매가 끝
날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함참동안 경매로 인해 시끌법적하던 실내가 갑자기
정적에 휩싸였다. 난 고개를돌려 단상 위를 바라보았고 단상 위에는 이리사와
같은 엘프가 서있었는데. 그게….
15화. 그들에게 돈 주고 산 물건 9
고개를 돌려보자 엑셀은 팔짱을 푼 모습으로 테이블위에 팔을 얻고 가만히 무
장을 한 두 남자에게 끌려나온 엘프 아가씨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는 척보기엔
조금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있어선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매력적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목에는 큼직한 구속구가 매
달려있었다. 마력을 봉해놓은 거로군,
"아름다운 엘프로군."
그렇게 프리드의 어머니에 대한 감상을 말한 엑셀은 날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
다.
"물론 자네에게는 타르시스양 이외의 엘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만,"
난 그의 농담에 피식 웃어주었다. 엑셀도 슬쩍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천천히 눈
을 들어 양옆에서 롱소드를 뽑아든 채 서있는 경비병들 사이에 왠지 조금 야위
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있는 옆은 은발의 (엑셀보다 더한 은발이었다. 거의 백발
에 가까울 정도,) 엘프 여인을 바라보았다. 차림새는….
그저 위 아래 가벼운 속옷만 입은 모습에서 그위에 하얀 천을 둘둘 감아놓은
모습이었다.
이런…,
그때 갑옷을 입고있던 사회자가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보시다시피 순수한 엘프입니다. 아름다운 은발 미인이죠? 엘프는 자존심에 상
처를 입으면 자살을 하기 때문에 좀처럼 소유할 수 없는 귀한 것입니다. 원래
마법을 사용할줄 알지만 지금은 여기 이렇게 항마족쇄(降魔足鎖)를 걸어 두었기
때문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 가격은 2000만 워니부터 시작하겠습
니다."
그러자 여기 저기서 가격이 올라갔다. 우리들은 잠자코 기다렸고 30분동안의 치
열한 경쟁이 지나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했고 그때부터 우리들이 나서
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0분 후, 단 3명의 사람들이 엘프를 놓고 치열한(?) 경
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처음 그 가짜 그림은 산 맘씨좋게 생긴 뚱뚱한 후작씨,
그리고 나와 마지막으로…."
"6000만."
"6000만 나왔습니다! 7000만 없습니까?!"
엑셀은 나를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날렸다. 그러면서 말했다.
"경매란거 의외로 재미있군."
난 손을 들어서 7000만을 내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다음 말했다.
"오오! 네 7000만이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8000만 내실분!!"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텐데?"
"뭐, 사태가 어떻게 되든 구해 낼거니까."
"그런가?"
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사 우린 그녀를 꼭 사야하겠다는 생각도,
그리도 돈 잃을 걱정도 안하고 무성의하게, 단지 호기심에 경매에 참여하고 있
는거니까. 그때 그 뚱뚱한 후작씨가 계속 그와 경쟁하며 돈을 올리고있는 우리
에게 미소를 날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1억 워니 내겠소!"
잠시동안 경매장 안에 정적이 흐른 후 사회자가 얼떨떨한 얼굴로 말했다.
"이…. 일억, 워니요?"
"그렇소. 1억 워니 내겠소이다."
그는 단상위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시무룩한 얼굴로 경매장의 사람들을 바라
보고있던 프리드의 어머니를 쳐다보며 말했고 그러자 그녀도 시선을 돌려 후작
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다. 그 모습을
보던 후작씨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엘프는 아는게 많다지? 저 아가씨를 사서 내 아이들을 가르치게 하겠어. 선생
으론 엘프가 최고라고 언젠가 책에게 읽었지."
으음, 그런데로 좋은 발상을 가지고있는 듯 하군, 하기사 엘프들은 아름답긴 하
지만 그들의 자존심은 인간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좀 극단적
이지만, 그들은 자신이 더렵혀졌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자살한다. 그것도 확실하
게,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인간의 밑으로 들
어갈 수도 있다는 거다. 이상하게 복잡하고 웃기지도 않지만, 그래서 이렇게 그
들을 노예로 매매 할 수도 있는거지.
후작씨는 득의만만하게 웃으며 나와 엑셀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엑셀이 그에게
씨익 웃어보이더니 찻잔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슬쩍 가리며 곧바로 인상을 썼
다. 난 그런 엑셀과 후작씨를 슬쩍 바라보았다가 손을 들었다.
"1억 2천 워니 내겠습니다. 거기 후작님, 그만 양보하시죠."
후작씨는 내말을 듣더니 얼굴에서 서서히 붉은 물이 올라왔고 난 빙긋 웃어보
였다. 그때 공기가 약간 이상하게 흐르는 것을 감지한 사회자가 부랴부랴 우리
들을 번갈아보며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 여러분, 진정 하십시오. 그런데 실례하지만 두분, 지금 가지고 계신 현금이
1억 워니 이상 되십니까?"
그의 말에 앞쪽에 앉아있던 후작씨는 옆에 앉아있던 하인으로 보이는 젊은이를
바라보았고 그러자 그 청년은 큼직한 가방을 힘겹게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안에 든 것은 총 2억 워니에 달하는 금화입니다. 의심이 가신다면 직접 오셔
서 확인하십시오."
사회자는 두사람의 직원을 그 후작씨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보내었고 잠시후 가
방안을 들여다보던 남자는 약간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 후작씨에게 쏠려있다가 사회자가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자 곧바로 내쪽으로 모두들 고개를 돌렸고 난 그들의 시선을 한번 쓱
바라보았다. 그때 옆에서 사람들의 눈빛을 귀찮은 얼굴로 맞대응 하던 엑셀이
조용히 말했다.
"귀찮군, 리드. 가지고 온 것 있지? 보여주게."
난 바지 주머니속에 쑤셔 넣었던 조그만 가죽 주머니를 꺼내들어서 천천히 매
듭을 푼다음 그것을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주머니 안에 든 것이 테이블위로 쏟
아져 나왔다.
촤르르르륵~
여기저기에 밝혀진 촛불들의 빛을 받아 아름다운 색을 뿜어내며 여러종류의 원
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그리고 보석중에 가장 드물
다는 블랙 다이아몬드, 그외 기타등등.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줄
몰랐고 난 그들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바지 주머니속에 구겨넣었던 종이
조각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은 알칸트리아 체인 보석상의 라드미씨가 적어주신 품질 감정표입니다.
확인해 보십시오."
사회자는 우리 테이블위를 멀뚱히 쳐다보다가 헛기침을 조금 한 다음 역시 직
원 두 사람을 우리쪽으로 보내었고 그러자 곧 제복을 빼입은 두 남자가 우리앞
에 서게 되었다. 남자는 내가 건내는 종이에 적힌 사인과 보석 각각의 품질 증
명란을 꼼꼼히 읽어보더니 바닥에 놓여진 원석을 들어서 그것들을 만져본 후
고개를 꾸벅이며 말했다.
"확실하군요. 실례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사회자에게 고개를 끄덕인다음 조용히 사라졌다.
난 씨익 웃으며 멀찍히 떨어져있는 후작씨에게 미소를 보내었고 그러자 그는
씩씩 거리며 콧김을 내뿜고있었다. 사회자는 우리에게 다가왔던 직원의 귀속말
을 들은 다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으음, 할수없군요, 두분 다 자격을 갖추신 분들이니까. 그럼 계속 경매를 진행
하겠습니다. 1억 2천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더 없습니까?' 란 말은 후작씨를 바라보며 한 말이었다. 후작은 그 말을 듣고는
사회자를 가만히 노려보기 시작했고 그때 이곳의 직원 하나가 그에게로 다가가
더니 후작의 귀에다 대고 조용히 뭐라고 속삭였고 잠시후 후작은 만면에 미소
를 뛰운 얼굴로 두손을 위로 살짝 들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만 포기하겠네. 검은머리 청년, 내가 양보하지. 자네가 이겼어."
…뭔가 있군, 뭐, 아무래도 좋다. 원래 목적은 이것이었으니까.
"예! 축하드립니다! 이 엘프는 1억 2천 워니에 저 손님께 낙찰되었습니다!! 여러
분 저분에게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짝짝짝짝짝~
"…………!!"
"…………!?"
"……!!"
주위에선 사람들이 대충 축하한다둥의 식의 말들을 해대었지만 내귀엔 아무소
리도 들려오지않았다. 아마 옆의 엑셀도 마찬가지일거다. 그는 입을 꾹 다문채
그저 멀뚱히 단상에서 경비병들에게 둘러쌓여서 거의 끌려오다시피 계단을 걸
어 내려오고있는 엘프 아가씨를 바라보고있을 뿐이었다. 나 역시 그렇지만, 잠
시후 은발머리의 엘프아가씨는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오게되었고 그녀를
데려온 경비병이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낙찰 받으신 경매품…, 을 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낙찰금은
선불입니다."
그런데…, 당신 눈이 왜 그래? 이 경비병의 눈은 심하게 붉어져있었는데. 왜 그
런지는 알수없었다. 그리고 그는 말을 하면서 계속 우리들에게 거의 노려보는
것 같은 시선을 보내왔고 나와 엑셀은 영문도 모른채 그의 시선을 물끄럼히 받
아야했다.
난 옆에서 그들을 따라온 직원이 공손히 내민 은쟁반 위에 가지고있던 원석 주
머니와 보석 품질 감정표를 올려놓았고 그러자 제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남자는
고개를 꾸벅이곤 그것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 친구도 조금 이상했다. 고개를 들
어 올릴 때 그의 눈은 지금 내앞에 묵묵히 서서 붉은 눈으로 우릴 노려보는 경
비병과 다르게 차갑게 빛나고있었단 거다. 으음, 옛날의 르네의 눈이 생각나는
군, 그때 그녀의 눈도 저랬지.
"…감사합니다."
차가운 말투, 꼭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하고있는 것 같잖아.
그때까지 우리들을 노려(?)보고있던 경비병도 약간의 인사 비슷한 것을 하더니
뒤에 서 있는 은발의 엘프를 흘깃 바라보곤 그대로 등을 돌렸고 그리고는 멀찍
히서 걸어가는 제복입은 남자를 뒤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돈 주고 산 엘프는 그런 그 두사람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들이 떠나가자 엑셀이 앉은 채로 자신의 옆에 있는 의자를 쓱 뒤로 당기더니
우리들에게만 들리도록 낮은 목소리로 한가롭게 말했다.
"앉아요."
잠깐 불안한 얼굴을 하고있건 그녀는 약간 머뭇대었지만 조심스럽게 그가 당겨
낸 의자에 앉았고 그러자 엑셀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부스럭 거리며
자신의 롱 코트를 벗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자신의 앞에 놓여진 롱코트를 바
라보던 엘프 아가씨는 당황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입어요. 춥지않습니까?"
"아, 저, 전 괜찮아요."
처음으로 그녀가 말했다.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르네가 약간 소녀틱하다면 이
아가씨는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게한다. 애 엄마라니까. 당연한건지도,
하여튼 그녀가 그렇게 사양하자. 엑셀은 고개를 좌우로 휘젓더니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롱코트를 그녀의 어깨에 둘러 주었고 그러자 이 엘프 아가씨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멍하니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잠시후 그녀
는 옆으로 길게 찟어진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은 모습으로 울먹이며 말을 이었
다.
"저기, 절 어떻게 하실건지 모르지만 제발 부탁이니 제가 스스로 목숨을 끈게
하진 말아주세요. 전 아이가 있어요. 그러니까. 전…."
그녀의 말에 난 조금 씁쓸히 미소지었고 엑셀은 서서히 얼굴을 찌그러뜨리더니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멍한 얼굴로 우리 둘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피던
엘프 아가씨는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자. 더욱 더 울먹이기 시작했고 난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기 전에 약간의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제 이름은 리드라고 합니다. 당신은?"
"아, 전 이리사라고 해요."
옆을 돌아보니 이제 엑셀은 테이블에 뒤집어져서 계속 큭큭대고있었고 난 그의
들썩이는 등짝을 바라보며 조금 쓰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리눈 다니라 릴미던 트, 다니라 라이 프리드 아 제린드라."
순간 작게 느껴졌던 그녀의 눈이 크게 벌어졌고 그녀의 검은 두눈에선 무언가
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인간처럼 흐느낌은 없었다. 그냥…. 흘러내렸다.
큭큭거리며 테이블에 뒤집어져있던 엑셀도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렇게 계속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우리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그러자 그녀의 긴 백발에 가까운 은발이 그녀의 하얗고 가는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라 리 이인미지, …라 리 이인미지."
'감사합니다' 라…,
그녀는 그렇게 새 하얀 두손을 들어 자신의 몸을 덥고있는 엑셀의 검은 롱 코
트의 옷깃을 꼭 잡으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눈에선 따뜻한 무언가를 계속 흘
리면서, 그리고 조용히 미소지으면서,
그렇게 한참동안 눈물을 흘린 이리사는 고개를 숙인채로 손등으로 눈물을 닦더
니 고개를 들어 우리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프리드는 어디에 있지요?"
"밖에서 당신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급할건 없고, 잠시 기다렸다가 나갑시다.
재미있는 걸 보여드리죠."
엑셀은 싱긋 웃으며 말했고 이리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날바라보았지만 나 역
시 엑셀처럼 미소만 지어보였다. 그래서 이리사는 더 이상 묻지않고 조용히 눈
을 감고 기다렸다.
그녀는 엘프였다. 노예로 팔려갈뻔했다가 구출되었는데로 이렇게 평온하다니.
인간이라면 거의 정신없이 울고불고 매달렸을 텐데. 어쨌든 우리들은 경매가 끝
날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함참동안 경매로 인해 시끌법적하던 실내가 갑자기
정적에 휩싸였다. 난 고개를돌려 단상 위를 바라보았고 단상 위에는 이리사와
같은 엘프가 서있었는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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