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8
내 마누라는 엘프
28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8
"어서 오십시오 손님이십니까?"
딱!
파악! 파악! 파악!
"읏…."
내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자 사람들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불빛에 손을 들
어보였다가 눈이 별로 부시지않다는 것을 알았는지 천천히 손을 내리며 얼
떨떨한 어투로 말했다. 마법적인 불빛이라서 별로 눈이 부시진 않아. 단지
계속 보고있으면 이상하게 묘한 기분이 들뿐이지.
"아. 여기 뭐하는 곳이요? 모습은 꼭 펍같아 보이는데."
"네. 펍입니다. 다른 말로는 여관이라고도 하지요."
내가 빙긋 웃으며 말하자 꽤 딱딱해보이는 정장 비스무레한 옷에 커다란 망
토를 두르고있던 중년 남자가 천장을 바라본채 턱을 조금 쓸다가 고개를 내
리며 입을 열었다.
"이런 위험한 숲속에 있는걸 보면 절대 평범한 여관은 아닌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선 일단 묵어보고 평가해보시죠."
내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기분 좋은 얼굴로 헐헐 웃었다. 그때 그의 큰 망토
뒤에서 이제겨우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머리를 조금 내밀고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할말이라도 있나?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바라보자 꾹 다물고있던 그녀의 입이 조심스럽게 열리기
시작했다. 그 아가씨는 여행하기에 적합한 가죽바지에 자켓등을 입고있었는
데, 속에 입고있는 레이스 달린 블라우스를 보니 고급스러운게 보통의 모험
가나 여행자는 아닌 것 같았다.
"저…."
"예. 말씀하십시오."
내가 방긋 웃으며 말하자 그 아가씨는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니 그대
로 남자의 등뒤에 숨어버렸다. 난 그녀의 모습에서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는
지 천천히 생각해보았지만, 그런 일에 들어갈 만한 말실수는 없는 것 같았
다. 왜 저러지? 그때 그녀의 행동을 히죽 웃는 얼굴로 지켜보고있던 얼굴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커다란 흉터를 가진 사내가 등에 매어져있는 배낭과
검을 풀어서 테이블 위에 올리며 말했다.
"어쨌든 여기가 여관이 맞다는 말이지? 일단 고맙수, 덕분에 살았수다. 그리
고 뭐 하나 물어봅시다. 화장실이 어디요? 아까부터 참았더니 하늘이 노래
보이군."
뒷골목 말투를 구사하는 청년이군, 재미있는 손님들이야. 난 손을 들어 우리
가 서있는 계단의 바로 옆 복도를 가르켰고 남자는 싱긋 웃는 얼굴로 걸어
가며 말했다.
"어이, 칼. 난 맥주유. 같이 주문 해놓으쇼."
"알았다. 빨리 같다와라."
커다란 망토의 중년남자는 그렇게 말했고 흉터사내는 천천히 걸어 화장실이
있는 복도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뒷모습을 갈색머리 아가씨가 뚤어져라
바라보고있었다. 으음, 무슨 이유지? 옆에선 르네가 뭔가 알 것 같다는 얼굴
로 싱긋 웃고있었는데. 지금은 손님들이 먼저니까. 나중에 물어보지. 난 일단
홀 안을 둘러보며 가게에 들어온 사람들의 수와 얼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먼저 방금 흉터에게 칼이라고 불린 남자. 그는 딱딱해 보이는 정장을 입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망토를 두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장이라곤 장갑
낀 손에 들려있는 저 긴 막대기뿐이었는데. 그런데 저건 아무리봐도 시위를
먹이지 않은 활 같았다. 가만, 저 정도의 길이를 가진 활이 있었던가? 내 알
기로 그런 활은…. 어라? 그렇다면, 호오~ 아직도 저런걸 사용할줄 아는 인
간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그의 뒤에 숨어있는 갈색머리 아가씨. 가죽 바지
와 브라우스를 입고 위에 자켓을 하나 덧입은 모습이었는데. 긴 머리는 묶지
않고 그냥 풀어둔 모습이었다. 그리고 별로 무장은 없는 것을 보면 마법사
아니면 무슨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 사람인가보다. 그리고 그녀의 등뒤엔
여느 사람보다 훨씬 커보이는 덩치 둘이 떡하니 버티고있었는데. 머리와 몸
에 검은색의 망토와 천을 두르고있어서 그 얼굴은 볼수없었지만, 그 키가 엑
셀과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런데 숨은 쉬고 있는건가? 마치 석상같군, 그리고
남은 사람은 아까 저 화장실로 들어갔던 흉터남자. 이상 이것이 나와 르네의
아침을 방해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때 내 옆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고있던 르네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
"자. 여러분 그렇게 서있지 말고 앉으세요. 여기 자리는 그냥 멋을 가져다 놓
은게 아니랍니다."
"아, 예에."
갈색머리 아가씨는 눈을 크게뜨고 르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말하더니 서둘러 르네가 권해주는 자리에 정자세로 앉았다. 뒤에선
그녀의 모습을 바라며 빙긋 웃던 중년 남자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
다.
"아, 그럼 아가씨. 맥주 두잔 이랑 따뜻한 홍차 한잔 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르네는 처음 자세로 묵묵히 서서 정면의 계단을 노려보고있는 두 거인을 바
라보며 말했고 그러자 때마침 손에 묻은 물기를 손수건을 닦으며 걸어나오
던 그 젊은이가 르네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그들은 그냥 두쇼. 아가씨. 입이 없어서 마시지도 못할테니까."
"입이 없어서 마시지 못한다구요?"
"그렇소."
"안됐군요. 차라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텐데…. 그럼 맥주 두잔이랑 홍차 한
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다른 용무는 한에게 말하세요."
그렇게 말한 르네는 손을 뒤로 돌린 모습으로 잠시 그 두 덩치들을 올려다
보았는데. 그 두 덩치는 앞만 바라볼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그들에게 살짝 웃어주며 바로 부엌으로 걸어갔고 난 르네의 뒷모습
을 조금 쳐다 본 후 고개를 들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궁금
한 것은 하나뿐이다. 저 큰 덩치로 우리집 문을 어떻게 들어왔지? 이런 잡생
각을 하고있던 중 손에 들고있던 막대기를 몇번 만지작대던 칼이 떱떠름한
얼굴로 앞에 앉아서 팔을 의자에 걸친 채 천장을 올려다 보고있던 그 흉터
남자에게 말했다.
"이거 네 솜씨로 어떻게 고칠수없을까?"
"그냥 버리슈. 그런 무식한 활에 매기는 시위는 아무데나서 구할수있는게 아
니라고 몇번 말해야 알겟수?"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꺽어 천장의 라이트 볼을 올려다보고있던 상태
그대로 말했고 칼은 아깝다는 얼굴로 손에 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난 그가 가진 비정상적인 길이의 활에 조금 흥미가 있어서 칼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칼씨라고 하셨지요. 실례지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거 고쳐드릴까요?"
"어? 고칠수있소?"
난 그의 말에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 제가 그런것에 관심이 조금 있어서요. 활시위 정도는 여분의 재료도 있
으니까. 바꿔드릴 수 있을겁니다."
"아, 그럼 고쳐주시오. 사례는 여관비에 쳐서 드리리다."
"알겠습니다."
칼은 환하게 웃으며 그것을 건내었고 난 그것을 받아 들어보았다. 보통의 활
보다 두배이상 묵직했다. 크기가 롱보우보다 더 크니까 당연한가? 이런 활은
엑셀이나 저기 있는 저 덩치들이 사용해야 딱 어울리는데 말이야. 보통 사람
이 쏘려면 활이 크니까 세워서 쏠 순 없고 눕혀서 쏴야 하지 이런 것은, 그
럴려면 팔힘이 굉장해야 할텐데. 내가 끈어져 대충 감아놓은 활시위를 만지
작대는 것을 보던 칼은 팔짱을 한채로 쓰게 웃으며 말했다.
"활이 꽤 길지요? 그레이트 보우(Great bow)란 건데. 옛 전쟁무기에 대한 고
문서를 뒤져서 그대로 만든거라오. 몬스터가 많다기에 일부러 그것을 가져왔
건만, 몇번 쏘지도 않았는데 끈어져버리다니. 하마터면 큰일날뻔했어."
"무기탓만 하지말고 주인의 관리 소홀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 없수?"
흉터의 남자는 천장을 올려다보던 고개를 내리며 말했고 그러자 칼은 거북
한 얼굴로 팔짱을 풀고 오른팔을 테이블위에 올리며 말했다.
"시끄럽다. 좀더 안전을 기하기위해 네놈을 고용했거늘, 이게 뭐냐? 분명히
네놈이 그 길은 몬스터가 잘 나오지 않는 곳이라고 하지 않았더냐. 이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아가씨가 위험에 처할뻔…."
"난 몬스터가 아주 없다곤 하지않았소, 단지 보통보다 조금 적게 나올뿐이라
고 했지.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당신들 정말 그럴 생각으로 이곳으
로 들어온거요? 제정신이요?"
흉터 남자는 예리한 눈으로 옆에서 잔뜩 웅크린 몸으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갈색머리 아가씨를 쳐다보며 말했고 그 아가씨는 그의 시선에 눈을 내
리깔았다. 그리고 칼은 끙하는 소릴 내며 이를 들어내더니 고개를 가로젖고
는 짧은한숨을 내쉬곤 다시 팔짱을 하며 처음의 그 느릿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서 네놈이 뭘 어쩔거냐? 그냥 길 안내나 하고 주는 돈만 받아."
그러자 계속해서 갈색머리 아가씨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있던 흉터남자
는 칼을 힐끔 바라보더니 표정을 풀고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한가롭게 말했
다.
"의뢰자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마라. 우리 사부 말씀이유. 알겠수다. 그건 그
렇고 거기 쓰잘대기 없는 작대기 들고 멍청이 서서 우릴 바라보고있는 당신,
무슨 볼일있소?"
그는 날 바라보며 말했고 난 씩 웃으며 들고있던 작대기를 벽난로 옆에 기
대어 놓은다음 그들에게 다가갔다.
"볼일은 제가 아니고 손님들에게 있는것이지요. 뭐 더 필요한것이라도 있습
니까? 혹 갑옷이나. 무기같은 것 말입니다."
"무기? 여기선 무기도 파쇼?"
"예. 팝니다."
내말을 들은 남자는 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려했다. 그러자 그의 모습
이 꽤 맘에 안들었지 칼이 먼저 나에게 빠른속도로 말을 걸어왔다.
"그전에 여기서 한 삼일 정도 묶어야겠는데. 어떻소, 이곳 장사는 잘되니까?"
"아니요 장사가 잘안돼서 방은 항상 비어있습니다. 몇 개 드릴까요?"
그러자 내말을 들은 칼은 빙긋 웃으며 손가락 세 개를 펼쳐보였고 나 역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방은 제 아내가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 성함이?"
난 팔짱을 한채 고압적인 자세로 앞의 칼을 노려보고있는 흉터남자에게 물
었고 그러자 남자는 고개도 돌리지않은 채로 그 자세에 어울릴 듯한 목소리
로 말했다.
"제프요."
"아내에게 들으셨겠지만 전 한이라고 합니다. 따라 오십시오. 무기고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내말을 들은 제프는 히죽 웃으며 팔짱을 풀었고 자리에 앉아있던 칼
은 무슨 쓴 것을 먹은 것 같은 얼굴로 제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네놈 주머니에서 나가는거 아니라고 아무거나 마구 사지마. 알았냐?"
"거되게 쫀쫀하게 구시네. 그 가격으로 이런곳에 들어오겠다는 길 앞잡이를
구했으면 조금 정도는 베풀줄도 아쇼. 그렇게 짠돌이처럼 살면 벌받을 거요."
"이놈이! 내 어디가 짠돌이 같단 말이냐!?"
"흐흥~ 어디 이름있는 가문의 집사쯤 되면 돈 아끼는 습관이 몸에 베였을거
아뇨? 내말이 틀리슈?"
칼은 커다란 망토를 휘날리며 주먹을 불끈쥐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고 그
러자 제프는 어깨를 으쓱이며 콧방귀를 뀌어 그의 화를 더 돗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더 분을 못참은 칼이 제프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을 두손으로
조르고 있을 때. 혼자 얌전히 의자에 앉아있던 갈색머리 아가씨가 고개를 숙
이고 작게 큭큭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이 조금 코믹해서
일까? 그리고 그런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은 칼은 손에 쥐고있던 제프의 목
을 얼른 놔주면서 헛기침을 조금 하곤 그녀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고 제프는
한손으로 테이블을 짚고는 기침을 해대며 칼에게 눈을 부라렸다.
"쿨럭쿨럭~ 어억! 크음! …좀 놀렸다고 사람을 죽이려 들다니. 이미드 가의
집사란 이름이 울겠수. 그러보니 당신 혹시 대단한 짠돌이라서 그 집안에서
집사로 받아준거 아뇨?"
"이놈이 그래도!"
또 다시 칼은 앞으로 튀어나가 제프의 목을붙잡고 앞뒤로 마구 흔들기 시작
했고 그에따라 갈색머리 아가씨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금 큭큭거리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 난 팔짱을 하며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알아서 떨어질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진짜 싸움이면 말리겠지만, 이건 반 장난이니까. 그들
의 모습을 보고있으려니 갑자기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충격을 주면 곧바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인간이라고 누가 말했더라?
"무슨 생각하고있어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난 어느샌가 내 뒤에 다가와서 귓가에 입을 대고 조금 큰 목소리로 말하는
르네를 돌아보며 씩 웃어보였다. 그러자 르네는 조금 고개를 갸웃했다가 내
뒤에서 혈전을 벌이고있는 두사람을 발견하곤 그들이 벌이고있는 장난스런
싸움을 눈을 크게뜨고 멀뚱히 바라보기 시작했고 난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
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싸우는거 아니야. 장난으로 저러는거야. 그러니까…."
"아, 그건 나도 알아요. 당신이 자주 저런 행동을 해서 처음엔 잘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저들의 행동도 이해할수있어요."
윽, 내가 그녀의 앞에서 저런 식의 의미없는 행동을 했었던가? 난 내가 그런
식의 행동을 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면서 르네의 어깨에서 손을 내리
고 그녀가 들고있던 소반을 대신들어 올렸고 그러자 르네는 앞에서 서로의
목을 조르고있는 두 철없는 인간들을 불러 세웠다.
"여러분? 이제 그만하세요. 주문하신 것 나왔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서로의 목을 조르던 그 자세에서 목만을 힘겹
게 돌려 르네를 잠깐 바라보더니 빠르게 상대방의 목에서 손을 떼어내고 헛
기침을 조금씩하며 마치 방금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테이블로 걸어왔다.
"너 이놈, 이 아가씨가 널 살린줄 알아."
"고맙소 노땅씨, 내말을 대신 해주시다니."
"뭐야? 노땅?! 이 버르장머리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놈이!"
"왜요. 내 버르장머리가 불만이슈?"
그들은 또 다시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면서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를 들
어내었고 르네가 한번 더 중재하지 않았더라면 나와 그 갈색머리 아가씨는
아주 재미있는 구경을 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들은 테이블에 앉았고 르네는
웃는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무표정한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은
채 각각의 앞에 맥주잔과 찾잔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인간손님이 우
리 가게에 오면 꼭 한번은 있는 일이 벌어졌다.
앞에 뭐가 놓여지던 간에 서로 자신의 목을 만지작대며 상대방에게 곱지않
은 눈빛을 보내고있는 두 남자는 보지 못했지만, 이제껏 제대로 된 말 한마
디하지 않고 조용히 앞에 놓여지는 찻잔과 그것을 놓고있는 르네의 얼굴을
약간 상기된 얼굴로 바라보던 얌전한 갈색머리 아가씨는 그것을 본것이다.
"아…."
28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8
"어서 오십시오 손님이십니까?"
딱!
파악! 파악! 파악!
"읏…."
내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자 사람들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불빛에 손을 들
어보였다가 눈이 별로 부시지않다는 것을 알았는지 천천히 손을 내리며 얼
떨떨한 어투로 말했다. 마법적인 불빛이라서 별로 눈이 부시진 않아. 단지
계속 보고있으면 이상하게 묘한 기분이 들뿐이지.
"아. 여기 뭐하는 곳이요? 모습은 꼭 펍같아 보이는데."
"네. 펍입니다. 다른 말로는 여관이라고도 하지요."
내가 빙긋 웃으며 말하자 꽤 딱딱해보이는 정장 비스무레한 옷에 커다란 망
토를 두르고있던 중년 남자가 천장을 바라본채 턱을 조금 쓸다가 고개를 내
리며 입을 열었다.
"이런 위험한 숲속에 있는걸 보면 절대 평범한 여관은 아닌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선 일단 묵어보고 평가해보시죠."
내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기분 좋은 얼굴로 헐헐 웃었다. 그때 그의 큰 망토
뒤에서 이제겨우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머리를 조금 내밀고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할말이라도 있나?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바라보자 꾹 다물고있던 그녀의 입이 조심스럽게 열리기
시작했다. 그 아가씨는 여행하기에 적합한 가죽바지에 자켓등을 입고있었는
데, 속에 입고있는 레이스 달린 블라우스를 보니 고급스러운게 보통의 모험
가나 여행자는 아닌 것 같았다.
"저…."
"예. 말씀하십시오."
내가 방긋 웃으며 말하자 그 아가씨는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니 그대
로 남자의 등뒤에 숨어버렸다. 난 그녀의 모습에서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는
지 천천히 생각해보았지만, 그런 일에 들어갈 만한 말실수는 없는 것 같았
다. 왜 저러지? 그때 그녀의 행동을 히죽 웃는 얼굴로 지켜보고있던 얼굴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커다란 흉터를 가진 사내가 등에 매어져있는 배낭과
검을 풀어서 테이블 위에 올리며 말했다.
"어쨌든 여기가 여관이 맞다는 말이지? 일단 고맙수, 덕분에 살았수다. 그리
고 뭐 하나 물어봅시다. 화장실이 어디요? 아까부터 참았더니 하늘이 노래
보이군."
뒷골목 말투를 구사하는 청년이군, 재미있는 손님들이야. 난 손을 들어 우리
가 서있는 계단의 바로 옆 복도를 가르켰고 남자는 싱긋 웃는 얼굴로 걸어
가며 말했다.
"어이, 칼. 난 맥주유. 같이 주문 해놓으쇼."
"알았다. 빨리 같다와라."
커다란 망토의 중년남자는 그렇게 말했고 흉터사내는 천천히 걸어 화장실이
있는 복도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뒷모습을 갈색머리 아가씨가 뚤어져라
바라보고있었다. 으음, 무슨 이유지? 옆에선 르네가 뭔가 알 것 같다는 얼굴
로 싱긋 웃고있었는데. 지금은 손님들이 먼저니까. 나중에 물어보지. 난 일단
홀 안을 둘러보며 가게에 들어온 사람들의 수와 얼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먼저 방금 흉터에게 칼이라고 불린 남자. 그는 딱딱해 보이는 정장을 입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망토를 두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장이라곤 장갑
낀 손에 들려있는 저 긴 막대기뿐이었는데. 그런데 저건 아무리봐도 시위를
먹이지 않은 활 같았다. 가만, 저 정도의 길이를 가진 활이 있었던가? 내 알
기로 그런 활은…. 어라? 그렇다면, 호오~ 아직도 저런걸 사용할줄 아는 인
간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그의 뒤에 숨어있는 갈색머리 아가씨. 가죽 바지
와 브라우스를 입고 위에 자켓을 하나 덧입은 모습이었는데. 긴 머리는 묶지
않고 그냥 풀어둔 모습이었다. 그리고 별로 무장은 없는 것을 보면 마법사
아니면 무슨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 사람인가보다. 그리고 그녀의 등뒤엔
여느 사람보다 훨씬 커보이는 덩치 둘이 떡하니 버티고있었는데. 머리와 몸
에 검은색의 망토와 천을 두르고있어서 그 얼굴은 볼수없었지만, 그 키가 엑
셀과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런데 숨은 쉬고 있는건가? 마치 석상같군, 그리고
남은 사람은 아까 저 화장실로 들어갔던 흉터남자. 이상 이것이 나와 르네의
아침을 방해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때 내 옆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고있던 르네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
"자. 여러분 그렇게 서있지 말고 앉으세요. 여기 자리는 그냥 멋을 가져다 놓
은게 아니랍니다."
"아, 예에."
갈색머리 아가씨는 눈을 크게뜨고 르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말하더니 서둘러 르네가 권해주는 자리에 정자세로 앉았다. 뒤에선
그녀의 모습을 바라며 빙긋 웃던 중년 남자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
다.
"아, 그럼 아가씨. 맥주 두잔 이랑 따뜻한 홍차 한잔 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르네는 처음 자세로 묵묵히 서서 정면의 계단을 노려보고있는 두 거인을 바
라보며 말했고 그러자 때마침 손에 묻은 물기를 손수건을 닦으며 걸어나오
던 그 젊은이가 르네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그들은 그냥 두쇼. 아가씨. 입이 없어서 마시지도 못할테니까."
"입이 없어서 마시지 못한다구요?"
"그렇소."
"안됐군요. 차라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텐데…. 그럼 맥주 두잔이랑 홍차 한
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다른 용무는 한에게 말하세요."
그렇게 말한 르네는 손을 뒤로 돌린 모습으로 잠시 그 두 덩치들을 올려다
보았는데. 그 두 덩치는 앞만 바라볼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그들에게 살짝 웃어주며 바로 부엌으로 걸어갔고 난 르네의 뒷모습
을 조금 쳐다 본 후 고개를 들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궁금
한 것은 하나뿐이다. 저 큰 덩치로 우리집 문을 어떻게 들어왔지? 이런 잡생
각을 하고있던 중 손에 들고있던 막대기를 몇번 만지작대던 칼이 떱떠름한
얼굴로 앞에 앉아서 팔을 의자에 걸친 채 천장을 올려다 보고있던 그 흉터
남자에게 말했다.
"이거 네 솜씨로 어떻게 고칠수없을까?"
"그냥 버리슈. 그런 무식한 활에 매기는 시위는 아무데나서 구할수있는게 아
니라고 몇번 말해야 알겟수?"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꺽어 천장의 라이트 볼을 올려다보고있던 상태
그대로 말했고 칼은 아깝다는 얼굴로 손에 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난 그가 가진 비정상적인 길이의 활에 조금 흥미가 있어서 칼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칼씨라고 하셨지요. 실례지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거 고쳐드릴까요?"
"어? 고칠수있소?"
난 그의 말에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 제가 그런것에 관심이 조금 있어서요. 활시위 정도는 여분의 재료도 있
으니까. 바꿔드릴 수 있을겁니다."
"아, 그럼 고쳐주시오. 사례는 여관비에 쳐서 드리리다."
"알겠습니다."
칼은 환하게 웃으며 그것을 건내었고 난 그것을 받아 들어보았다. 보통의 활
보다 두배이상 묵직했다. 크기가 롱보우보다 더 크니까 당연한가? 이런 활은
엑셀이나 저기 있는 저 덩치들이 사용해야 딱 어울리는데 말이야. 보통 사람
이 쏘려면 활이 크니까 세워서 쏠 순 없고 눕혀서 쏴야 하지 이런 것은, 그
럴려면 팔힘이 굉장해야 할텐데. 내가 끈어져 대충 감아놓은 활시위를 만지
작대는 것을 보던 칼은 팔짱을 한채로 쓰게 웃으며 말했다.
"활이 꽤 길지요? 그레이트 보우(Great bow)란 건데. 옛 전쟁무기에 대한 고
문서를 뒤져서 그대로 만든거라오. 몬스터가 많다기에 일부러 그것을 가져왔
건만, 몇번 쏘지도 않았는데 끈어져버리다니. 하마터면 큰일날뻔했어."
"무기탓만 하지말고 주인의 관리 소홀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 없수?"
흉터의 남자는 천장을 올려다보던 고개를 내리며 말했고 그러자 칼은 거북
한 얼굴로 팔짱을 풀고 오른팔을 테이블위에 올리며 말했다.
"시끄럽다. 좀더 안전을 기하기위해 네놈을 고용했거늘, 이게 뭐냐? 분명히
네놈이 그 길은 몬스터가 잘 나오지 않는 곳이라고 하지 않았더냐. 이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아가씨가 위험에 처할뻔…."
"난 몬스터가 아주 없다곤 하지않았소, 단지 보통보다 조금 적게 나올뿐이라
고 했지.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당신들 정말 그럴 생각으로 이곳으
로 들어온거요? 제정신이요?"
흉터 남자는 예리한 눈으로 옆에서 잔뜩 웅크린 몸으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갈색머리 아가씨를 쳐다보며 말했고 그 아가씨는 그의 시선에 눈을 내
리깔았다. 그리고 칼은 끙하는 소릴 내며 이를 들어내더니 고개를 가로젖고
는 짧은한숨을 내쉬곤 다시 팔짱을 하며 처음의 그 느릿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서 네놈이 뭘 어쩔거냐? 그냥 길 안내나 하고 주는 돈만 받아."
그러자 계속해서 갈색머리 아가씨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있던 흉터남자
는 칼을 힐끔 바라보더니 표정을 풀고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한가롭게 말했
다.
"의뢰자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마라. 우리 사부 말씀이유. 알겠수다. 그건 그
렇고 거기 쓰잘대기 없는 작대기 들고 멍청이 서서 우릴 바라보고있는 당신,
무슨 볼일있소?"
그는 날 바라보며 말했고 난 씩 웃으며 들고있던 작대기를 벽난로 옆에 기
대어 놓은다음 그들에게 다가갔다.
"볼일은 제가 아니고 손님들에게 있는것이지요. 뭐 더 필요한것이라도 있습
니까? 혹 갑옷이나. 무기같은 것 말입니다."
"무기? 여기선 무기도 파쇼?"
"예. 팝니다."
내말을 들은 남자는 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려했다. 그러자 그의 모습
이 꽤 맘에 안들었지 칼이 먼저 나에게 빠른속도로 말을 걸어왔다.
"그전에 여기서 한 삼일 정도 묶어야겠는데. 어떻소, 이곳 장사는 잘되니까?"
"아니요 장사가 잘안돼서 방은 항상 비어있습니다. 몇 개 드릴까요?"
그러자 내말을 들은 칼은 빙긋 웃으며 손가락 세 개를 펼쳐보였고 나 역시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방은 제 아내가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 성함이?"
난 팔짱을 한채 고압적인 자세로 앞의 칼을 노려보고있는 흉터남자에게 물
었고 그러자 남자는 고개도 돌리지않은 채로 그 자세에 어울릴 듯한 목소리
로 말했다.
"제프요."
"아내에게 들으셨겠지만 전 한이라고 합니다. 따라 오십시오. 무기고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내말을 들은 제프는 히죽 웃으며 팔짱을 풀었고 자리에 앉아있던 칼
은 무슨 쓴 것을 먹은 것 같은 얼굴로 제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네놈 주머니에서 나가는거 아니라고 아무거나 마구 사지마. 알았냐?"
"거되게 쫀쫀하게 구시네. 그 가격으로 이런곳에 들어오겠다는 길 앞잡이를
구했으면 조금 정도는 베풀줄도 아쇼. 그렇게 짠돌이처럼 살면 벌받을 거요."
"이놈이! 내 어디가 짠돌이 같단 말이냐!?"
"흐흥~ 어디 이름있는 가문의 집사쯤 되면 돈 아끼는 습관이 몸에 베였을거
아뇨? 내말이 틀리슈?"
칼은 커다란 망토를 휘날리며 주먹을 불끈쥐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고 그
러자 제프는 어깨를 으쓱이며 콧방귀를 뀌어 그의 화를 더 돗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더 분을 못참은 칼이 제프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을 두손으로
조르고 있을 때. 혼자 얌전히 의자에 앉아있던 갈색머리 아가씨가 고개를 숙
이고 작게 큭큭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이 조금 코믹해서
일까? 그리고 그런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은 칼은 손에 쥐고있던 제프의 목
을 얼른 놔주면서 헛기침을 조금 하곤 그녀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고 제프는
한손으로 테이블을 짚고는 기침을 해대며 칼에게 눈을 부라렸다.
"쿨럭쿨럭~ 어억! 크음! …좀 놀렸다고 사람을 죽이려 들다니. 이미드 가의
집사란 이름이 울겠수. 그러보니 당신 혹시 대단한 짠돌이라서 그 집안에서
집사로 받아준거 아뇨?"
"이놈이 그래도!"
또 다시 칼은 앞으로 튀어나가 제프의 목을붙잡고 앞뒤로 마구 흔들기 시작
했고 그에따라 갈색머리 아가씨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금 큭큭거리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 난 팔짱을 하며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알아서 떨어질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진짜 싸움이면 말리겠지만, 이건 반 장난이니까. 그들
의 모습을 보고있으려니 갑자기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충격을 주면 곧바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인간이라고 누가 말했더라?
"무슨 생각하고있어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난 어느샌가 내 뒤에 다가와서 귓가에 입을 대고 조금 큰 목소리로 말하는
르네를 돌아보며 씩 웃어보였다. 그러자 르네는 조금 고개를 갸웃했다가 내
뒤에서 혈전을 벌이고있는 두사람을 발견하곤 그들이 벌이고있는 장난스런
싸움을 눈을 크게뜨고 멀뚱히 바라보기 시작했고 난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
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싸우는거 아니야. 장난으로 저러는거야. 그러니까…."
"아, 그건 나도 알아요. 당신이 자주 저런 행동을 해서 처음엔 잘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저들의 행동도 이해할수있어요."
윽, 내가 그녀의 앞에서 저런 식의 의미없는 행동을 했었던가? 난 내가 그런
식의 행동을 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면서 르네의 어깨에서 손을 내리
고 그녀가 들고있던 소반을 대신들어 올렸고 그러자 르네는 앞에서 서로의
목을 조르고있는 두 철없는 인간들을 불러 세웠다.
"여러분? 이제 그만하세요. 주문하신 것 나왔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서로의 목을 조르던 그 자세에서 목만을 힘겹
게 돌려 르네를 잠깐 바라보더니 빠르게 상대방의 목에서 손을 떼어내고 헛
기침을 조금씩하며 마치 방금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테이블로 걸어왔다.
"너 이놈, 이 아가씨가 널 살린줄 알아."
"고맙소 노땅씨, 내말을 대신 해주시다니."
"뭐야? 노땅?! 이 버르장머리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놈이!"
"왜요. 내 버르장머리가 불만이슈?"
그들은 또 다시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면서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를 들
어내었고 르네가 한번 더 중재하지 않았더라면 나와 그 갈색머리 아가씨는
아주 재미있는 구경을 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들은 테이블에 앉았고 르네는
웃는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무표정한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은
채 각각의 앞에 맥주잔과 찾잔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인간손님이 우
리 가게에 오면 꼭 한번은 있는 일이 벌어졌다.
앞에 뭐가 놓여지던 간에 서로 자신의 목을 만지작대며 상대방에게 곱지않
은 눈빛을 보내고있는 두 남자는 보지 못했지만, 이제껏 제대로 된 말 한마
디하지 않고 조용히 앞에 놓여지는 찻잔과 그것을 놓고있는 르네의 얼굴을
약간 상기된 얼굴로 바라보던 얌전한 갈색머리 아가씨는 그것을 본것이다.
"아…."
작가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에피소드 본문 복사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