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11
내 마누라는 엘프
31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11
난 얼빠진 목소리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앞에선 천천히 그들의
옆에서 빠져나와 우리쪽으로 걸어오는 지만트란 젊은 드워프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원, 심하게도 때리는군. 아무리 자신의 버려둔 사람이지만 이야기정도는 들어
줄수있는거 아닌가?"
"그건 다른 문제랍니다. 우린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건 너무한데요."
지만트의 말에 르네는 빙긋 웃어보일분이다. 무슨 소리지? 난 모르겠는데. 옆에
선 루나가 두 사람을 말리려는 나르쉬의 손을 잡은채 그녀에게 내가 르네에게
들었던 것 같은 식의 주위를 주고있었다.
저들을 방해하지 마라.
내옆으로 다가온 르네는 날 자신의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좀있다가 저들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때 설명해줄께요. 그러니…."
"알았어. 조용히 있을게."
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끼어들 일이 아니
라니 일단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상황은 아까보다
더 심해져있었다. 이리사는 주먹이 까져서 피가 나오건 말건 계속해서 그를 후
려쳤고 그녀에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은채 계속해서 맞고있는 그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입술은 터져나갔고 코도 내려낮아 아까의 그 얼굴은 온
데 간데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때려대던 이리사는 씩씩대며 팔을 뒤로 힘껏 당
겨서 그의 턱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그러자 남자는 뒤로 넘어져버렸고 이리사
는 뼈가 부러졌는지 이상한 모양으로 늘어지는 팔목을 감싸쥐곤 날카롭게 뜬눈
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바라트 라드 바라트아이. 이이라 무르 라 타이드. 무르 아 타이드."
이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어쨌든 그녀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하자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어 바닥에 앉아있던 백발의 엘프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녀를 올려
다보며 말했다.
"…히미드."
그의 말을 들은 이리사는 울먹이는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다가 허물어지듯이 바
닥에 주저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냥, 그대로 서있었다.
그녀를 달래줄 사람은 따로있으니까. 마룻바닥에 가만히 앉아서 이리사가 우는
모습을 서글픈 얼굴로 바라보고있던 그는 손을 들어 무너져내린 코뼈를 다시
세워 맞춘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사에게 다가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꿀었다.
그리곤 두팔을 들어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이리사는 계속해서 울었고 그는
그녀를 안은 자세로 고개를 들어 우리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괜찮습니다. 이야기는 잘끝났나요?"
"아니요. 이제 시작입니다."
이해할수 없었다. 왜 두드려 맞았는지. 왜 때렸는지.
어쨌든 그는 바닥에 앉아있는 이리사를 추스려 안아 올렸고 이리사는 이제 어
머니의 얼굴이 아닌 한 남자의 아내의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보고있었다. 계속 울
먹이는 얼굴로, 그러다가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턱을 타고 이리사의 얼굴에
떨어져 내리자 그는 한손으로 이리사를 안은 채 남은손으로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는 자신의 피를 소매로 조심스럽게 닦아내었고 이리사는 눈물만 그렁거릴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않았다. 그러던 중 그가 말했다.
"염치없는 부탁입니다만, 저희 가족만 있도록 해주시겠습니까?"
난 묵묵히 고개를 돌려 르네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은채 등을 돌
리더니 2층 계단쪽으로 향했다.
"따라오세요. 아드님이 있는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가슴에 이리사를 안은채 르네의 뒤를 따라올라갔고 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핏자국을 보게되었다. 치료라도 해야하지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곤 부엌으로 몸을 돌리며 한동안 입을 다물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좀 앉아계십시오. 주문은 있다가 받겠습니다."
나르쉬양은 조금 놀란 모습이었지만 옆의 루나의 인도에 따라 도로 자리에 앉
았다. 그 모습을 보던 지만트도 두꺼운 어깨를 으쓱이더니 배낭을 풀고 근처의
의자를 하나 끌어와 앉았고 루나는 나르쉬의 옆에 선채로 바닥을 물끄러미 바
라보고있다가 지만트 부름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들의 모습에 등을 돌리곤 부엌으로가서 구급약통을 찾아 그것을 들고 2층으
로 올라갔다. 2층엔 이리사를 안은 그가 천천히 방문으로 들어가고있는 모습이
보였고 난 서둘러 문을 열어주고있는 르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내가 들고있는
약통을 보더니 빙긋 미소지어보였다.
"잘했어요. 안그래도 부탁하려는 참이었는데."
"그보다 이거 어떻게 전해주지?"
내말을 들은 르네는 방긋 웃으면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런, 그런 것을 잊어버리면 어떻해요. 자. 내가 하는 것 잘보고 다음부터 그렇
게 하세요."
르네가 농담을 다하다니. 내 표정이 좀 딱딱했었나? 어쨌든 그녀는 문이 열린
방안으로 손짓을 했고 그러자 프리드가 나왔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버지를 만
났는데도 조용하네? 르네는 허리를 숙여서 나에게 받아든 구급약통을 녀석에게
건내주면서 말했다.
"지켜주지못한 아빠라도 상처입고 있으면 보기흉하지 않겠니? 치료해 드리렴."
프리드는 두손으로 그것을 받아들고는 그녀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음?
이 녀석, 나랑 르네를 대하는 것이 다른데? 하기사 난 인간이니까. 그리고 이녀
석에게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무리도 아니지. 녀석은 고개를 들고는 곧바로
방안으로 달려들어갔고 르네는 방문을 천천히 닫았다. 난 벽에 기대어선 모습으
로 르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문을 닫은 직후의 자세로 그대로 서
서 고개만 돌린 모습으로 날 보고있었다.
그녀의 황금빛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난 머리카락을
한줄로 길게 땋아내린 내 모습을 발견하곤 늘어진 머리카락을 잡아올려 그것을
조금 만지작거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있고 난 당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있어. 그러
니 자. 여보 이제 가르쳐줘. 방근 전 저들의 행동이 뭘 말하는거지?"
"싫어요."
그녀는 팔짱을 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렸다. 난 그녀의 옆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
다가 피식 웃으며 등으로 벽을 밀어 몸을 세운다음 르네의 등뒤로 다가가 그녀
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날 바라보도록 빙글돌렸다. 그리곤 두손을 그녀의 볼에
가져다 대고 거의 키스 직전이 될 정도로 끌어당긴 다음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면 너무 슬프고 뭔가 원하는 것이 있어서라면 지금 여기서 줄
게. 설명해줘."
"뭐든지 줄거에요?"
"물론."
르네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으로 눈을 감더니 잠시후 눈을 뜨며 잘 보여주지않
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안아줘요."
난 그녀의 말을 듣고는 마른 침을 한번 삼키고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여, 여기서?!"
"왜요? 안돼나요?"
"아니 밖엔 아직 손님들도 남아 있고 그리고…."
그러자 내말을 들은 르네는 표정을 싹 바꾸더니 고개를 숙이고 쿡쿡 웃으며 말
했다.
"장난이에요. 예. 장난…. 쿡쿡쿡~ 이거 재미있네요? 왜 칼씨와 제프씨가 이런식
의 행동을 했는지 이제 알겠어요. 큭큭큭…. 그래요. 재미 있어서군요."
장난….
용서하십시오 엘 란트라여. 당신의 아이가 이제 인간의 장난을 배워 버렸습니
다. 이거 아마도 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으윽~ 그녀는 계속 쿡쿡 웃어대었
고 난 갑자기 긴장이 풀어져서 천천히 그녀의 볼에 대고있던 손을 떼어내주었
다. 그러자 르네는 나에게 달라붙으며 말했다.
"어머, 한 속상했나요? 내가 당신에게 장난을 쳐서?"
"아니야 속상하지 않았어. 나도 가끔식 당신에게 그런거 하잖아? 이건 정당한거
라고."
"그런가요?"
"응."
그러자 르네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있는 내 옆에서 내팔은 안은 모습으로 날
뚤어져라 바라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아닌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해봐요. 속상했죠?"
"솔직히 말할게 속상하지 않았어."
"한."
"응?"
"내 얼굴을 보고 말해요. 내가 저 앞에 있나요?"
난 순간 뜨끔한 얼굴로 곧바로 제 자리에 멈춰서서 르네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
녀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는 방긋 웃으며 손을 들어 내 볼을
꾹 누르며 말했다.
"이제야 돌아봐 주는군요. 봐요. 속상한 얼굴이에요."
"아니 이건…."
"그리고 이건 내 사과의 마음이에요. 이리와요."
키가 비슷하기 때문에 르네는 날 쉽게 끌어안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까 내가
했던 것처럼 내 볼에 손을 대로 거의 키스 직전까지 날 끌어당긴다음 말했다.
"히미드."
그말을 하곤 그녀는 곧바로 나에게 입을 맞추어 주었다.
히미드, '미안해요' 으음, 정작 미안한건 난데. 잠시후 그녀는 키스를 끝내고
빙긋 웃어보였다. 그리곤 나에게서 떨어져 주머니를 뒤적이며 말했다.
"그럼 설명할테니까. 잘 들어요. 당신 우리 결혼식 날 내가 했던말 기억해요?"
"으응."
그녀는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빙긋 웃으며 말했다.
"말해봐요."
"전 당신에게 제 몸과 마음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당신 역시 나에게 같은 것을
주어야 하며, 자신의 것이 된 서로를 반드시 지켜내야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버려진 자는 버린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할 수 없습니
다. 약속을 지켰는지 지키지 못했는지가 있을뿐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것을 받
아들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나를 베어버리고 자신의 원하는곳으로 가서 좋을
대로 살아가십시오."
난 그녀가 했었던 말을 그대로 외었고 그러자 르네는 손에 손수건을 든채 박수
를 치는 시늉을 해보였다.
"정확해요."
"궁금한게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면 왜 베어버리라고 했었지?"
"그말을 하는 것은 엘프가 짝을 결정했을 때 마음을 굳히고 말하는거에요. 알고
있겠지만 엘프들은 한번 마음을 정하면 그것이 악인이라 할지라도 그를 따라가
니까요. 그래서 받아들일 수 없으면 피차서로를 괴롭게 할뿐이니까. 베어버리라
고 말한거죠. 그리고 이리사와 그녀를 찾아온 남편의 관계는 여기서 나온 이야
기로 설명할수있어요. 그는 이유야 어쨌든 아내와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어요.
그 때문에 이리사는 화가 난서 그를 때린거죠. 어때요. 이해하기 쉽죠?"
난 떱떠름한 얼굴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말 이해하기 쉬워 그러니
까. 지켜주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어쨌든 약속을 어겼으니 두들겨 팬다 이거아
냐? 엘프는 의외로 무식한데가 있었네. 아니 잠깐. 그렇다는건…. 난 내 앞에서
키스 때문에 입가에 번져나온 타액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있던 르네를 바라보
았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얼굴로 지금 내 머리속에 떠돌아나 다니고있는 의문
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여보.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좀 들어줘."
"뭔데요?"
그녀는 자신의 입가를 닦던 손수건으로 이제 내 입술을 천천히 닦아내 말했고
난 그녀가 입술을 닦아 주고있기에 조금 기다린 다음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할거지?"
"뭘요?"
난 가슴에 한 손을 얻은 모습으로 손수건을 손에 쥐고 내앞에 서있는 엘프 아
내에게 물었다.
"내가 만약 당신을 버린다면 당신은 어쩔꺼지?"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 우리가 서있는 2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물어봐선 안돼는 질문이었나? 난 실수했다는 낭패감을 젖어 앞에서서 손수건을
쥔손에 힘이 들어가고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르네는 처음 만났을때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 이를 들어내며 잔뜩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미안해. 실수였…."
"입 닥쳐요. 빨리 말해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낭패다. 진짜 화났어. 난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다 포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을 버리면 당신은 어쩔거냐고 물었어."
그러자 르네는 이를 꽉 깨물더니 눈을 아까 이리사처럼 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돼지만, 만약 그런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난 당신을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거에요."
그말을 남기고 르네는 곧바로 복도를 걸어 계단을 내려갔다. 젠장, 큰일 났다.
괜한걸 물어서 르네가 화를 내게 만들다니, 난 이마에 손을 얻고 머리를 가로
젖다가 하는 수 없이 그냥 홀로 내려갔다.
이거정말 어쩌지?
31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11
난 얼빠진 목소리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앞에선 천천히 그들의
옆에서 빠져나와 우리쪽으로 걸어오는 지만트란 젊은 드워프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원, 심하게도 때리는군. 아무리 자신의 버려둔 사람이지만 이야기정도는 들어
줄수있는거 아닌가?"
"그건 다른 문제랍니다. 우린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건 너무한데요."
지만트의 말에 르네는 빙긋 웃어보일분이다. 무슨 소리지? 난 모르겠는데. 옆에
선 루나가 두 사람을 말리려는 나르쉬의 손을 잡은채 그녀에게 내가 르네에게
들었던 것 같은 식의 주위를 주고있었다.
저들을 방해하지 마라.
내옆으로 다가온 르네는 날 자신의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좀있다가 저들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때 설명해줄께요. 그러니…."
"알았어. 조용히 있을게."
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끼어들 일이 아니
라니 일단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상황은 아까보다
더 심해져있었다. 이리사는 주먹이 까져서 피가 나오건 말건 계속해서 그를 후
려쳤고 그녀에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은채 계속해서 맞고있는 그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입술은 터져나갔고 코도 내려낮아 아까의 그 얼굴은 온
데 간데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때려대던 이리사는 씩씩대며 팔을 뒤로 힘껏 당
겨서 그의 턱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그러자 남자는 뒤로 넘어져버렸고 이리사
는 뼈가 부러졌는지 이상한 모양으로 늘어지는 팔목을 감싸쥐곤 날카롭게 뜬눈
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바라트 라드 바라트아이. 이이라 무르 라 타이드. 무르 아 타이드."
이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어쨌든 그녀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하자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어 바닥에 앉아있던 백발의 엘프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녀를 올려
다보며 말했다.
"…히미드."
그의 말을 들은 이리사는 울먹이는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다가 허물어지듯이 바
닥에 주저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냥, 그대로 서있었다.
그녀를 달래줄 사람은 따로있으니까. 마룻바닥에 가만히 앉아서 이리사가 우는
모습을 서글픈 얼굴로 바라보고있던 그는 손을 들어 무너져내린 코뼈를 다시
세워 맞춘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사에게 다가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꿀었다.
그리곤 두팔을 들어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이리사는 계속해서 울었고 그는
그녀를 안은 자세로 고개를 들어 우리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괜찮습니다. 이야기는 잘끝났나요?"
"아니요. 이제 시작입니다."
이해할수 없었다. 왜 두드려 맞았는지. 왜 때렸는지.
어쨌든 그는 바닥에 앉아있는 이리사를 추스려 안아 올렸고 이리사는 이제 어
머니의 얼굴이 아닌 한 남자의 아내의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보고있었다. 계속 울
먹이는 얼굴로, 그러다가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턱을 타고 이리사의 얼굴에
떨어져 내리자 그는 한손으로 이리사를 안은 채 남은손으로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는 자신의 피를 소매로 조심스럽게 닦아내었고 이리사는 눈물만 그렁거릴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않았다. 그러던 중 그가 말했다.
"염치없는 부탁입니다만, 저희 가족만 있도록 해주시겠습니까?"
난 묵묵히 고개를 돌려 르네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은채 등을 돌
리더니 2층 계단쪽으로 향했다.
"따라오세요. 아드님이 있는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가슴에 이리사를 안은채 르네의 뒤를 따라올라갔고 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핏자국을 보게되었다. 치료라도 해야하지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곤 부엌으로 몸을 돌리며 한동안 입을 다물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좀 앉아계십시오. 주문은 있다가 받겠습니다."
나르쉬양은 조금 놀란 모습이었지만 옆의 루나의 인도에 따라 도로 자리에 앉
았다. 그 모습을 보던 지만트도 두꺼운 어깨를 으쓱이더니 배낭을 풀고 근처의
의자를 하나 끌어와 앉았고 루나는 나르쉬의 옆에 선채로 바닥을 물끄러미 바
라보고있다가 지만트 부름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들의 모습에 등을 돌리곤 부엌으로가서 구급약통을 찾아 그것을 들고 2층으
로 올라갔다. 2층엔 이리사를 안은 그가 천천히 방문으로 들어가고있는 모습이
보였고 난 서둘러 문을 열어주고있는 르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내가 들고있는
약통을 보더니 빙긋 미소지어보였다.
"잘했어요. 안그래도 부탁하려는 참이었는데."
"그보다 이거 어떻게 전해주지?"
내말을 들은 르네는 방긋 웃으면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런, 그런 것을 잊어버리면 어떻해요. 자. 내가 하는 것 잘보고 다음부터 그렇
게 하세요."
르네가 농담을 다하다니. 내 표정이 좀 딱딱했었나? 어쨌든 그녀는 문이 열린
방안으로 손짓을 했고 그러자 프리드가 나왔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버지를 만
났는데도 조용하네? 르네는 허리를 숙여서 나에게 받아든 구급약통을 녀석에게
건내주면서 말했다.
"지켜주지못한 아빠라도 상처입고 있으면 보기흉하지 않겠니? 치료해 드리렴."
프리드는 두손으로 그것을 받아들고는 그녀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음?
이 녀석, 나랑 르네를 대하는 것이 다른데? 하기사 난 인간이니까. 그리고 이녀
석에게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무리도 아니지. 녀석은 고개를 들고는 곧바로
방안으로 달려들어갔고 르네는 방문을 천천히 닫았다. 난 벽에 기대어선 모습으
로 르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문을 닫은 직후의 자세로 그대로 서
서 고개만 돌린 모습으로 날 보고있었다.
그녀의 황금빛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난 머리카락을
한줄로 길게 땋아내린 내 모습을 발견하곤 늘어진 머리카락을 잡아올려 그것을
조금 만지작거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있고 난 당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있어. 그러
니 자. 여보 이제 가르쳐줘. 방근 전 저들의 행동이 뭘 말하는거지?"
"싫어요."
그녀는 팔짱을 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렸다. 난 그녀의 옆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
다가 피식 웃으며 등으로 벽을 밀어 몸을 세운다음 르네의 등뒤로 다가가 그녀
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날 바라보도록 빙글돌렸다. 그리곤 두손을 그녀의 볼에
가져다 대고 거의 키스 직전이 될 정도로 끌어당긴 다음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면 너무 슬프고 뭔가 원하는 것이 있어서라면 지금 여기서 줄
게. 설명해줘."
"뭐든지 줄거에요?"
"물론."
르네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으로 눈을 감더니 잠시후 눈을 뜨며 잘 보여주지않
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안아줘요."
난 그녀의 말을 듣고는 마른 침을 한번 삼키고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여, 여기서?!"
"왜요? 안돼나요?"
"아니 밖엔 아직 손님들도 남아 있고 그리고…."
그러자 내말을 들은 르네는 표정을 싹 바꾸더니 고개를 숙이고 쿡쿡 웃으며 말
했다.
"장난이에요. 예. 장난…. 쿡쿡쿡~ 이거 재미있네요? 왜 칼씨와 제프씨가 이런식
의 행동을 했는지 이제 알겠어요. 큭큭큭…. 그래요. 재미 있어서군요."
장난….
용서하십시오 엘 란트라여. 당신의 아이가 이제 인간의 장난을 배워 버렸습니
다. 이거 아마도 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으윽~ 그녀는 계속 쿡쿡 웃어대었
고 난 갑자기 긴장이 풀어져서 천천히 그녀의 볼에 대고있던 손을 떼어내주었
다. 그러자 르네는 나에게 달라붙으며 말했다.
"어머, 한 속상했나요? 내가 당신에게 장난을 쳐서?"
"아니야 속상하지 않았어. 나도 가끔식 당신에게 그런거 하잖아? 이건 정당한거
라고."
"그런가요?"
"응."
그러자 르네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있는 내 옆에서 내팔은 안은 모습으로 날
뚤어져라 바라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아닌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해봐요. 속상했죠?"
"솔직히 말할게 속상하지 않았어."
"한."
"응?"
"내 얼굴을 보고 말해요. 내가 저 앞에 있나요?"
난 순간 뜨끔한 얼굴로 곧바로 제 자리에 멈춰서서 르네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
녀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는 방긋 웃으며 손을 들어 내 볼을
꾹 누르며 말했다.
"이제야 돌아봐 주는군요. 봐요. 속상한 얼굴이에요."
"아니 이건…."
"그리고 이건 내 사과의 마음이에요. 이리와요."
키가 비슷하기 때문에 르네는 날 쉽게 끌어안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까 내가
했던 것처럼 내 볼에 손을 대로 거의 키스 직전까지 날 끌어당긴다음 말했다.
"히미드."
그말을 하곤 그녀는 곧바로 나에게 입을 맞추어 주었다.
히미드, '미안해요' 으음, 정작 미안한건 난데. 잠시후 그녀는 키스를 끝내고
빙긋 웃어보였다. 그리곤 나에게서 떨어져 주머니를 뒤적이며 말했다.
"그럼 설명할테니까. 잘 들어요. 당신 우리 결혼식 날 내가 했던말 기억해요?"
"으응."
그녀는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빙긋 웃으며 말했다.
"말해봐요."
"전 당신에게 제 몸과 마음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당신 역시 나에게 같은 것을
주어야 하며, 자신의 것이 된 서로를 반드시 지켜내야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버려진 자는 버린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할 수 없습니
다. 약속을 지켰는지 지키지 못했는지가 있을뿐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것을 받
아들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나를 베어버리고 자신의 원하는곳으로 가서 좋을
대로 살아가십시오."
난 그녀가 했었던 말을 그대로 외었고 그러자 르네는 손에 손수건을 든채 박수
를 치는 시늉을 해보였다.
"정확해요."
"궁금한게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면 왜 베어버리라고 했었지?"
"그말을 하는 것은 엘프가 짝을 결정했을 때 마음을 굳히고 말하는거에요. 알고
있겠지만 엘프들은 한번 마음을 정하면 그것이 악인이라 할지라도 그를 따라가
니까요. 그래서 받아들일 수 없으면 피차서로를 괴롭게 할뿐이니까. 베어버리라
고 말한거죠. 그리고 이리사와 그녀를 찾아온 남편의 관계는 여기서 나온 이야
기로 설명할수있어요. 그는 이유야 어쨌든 아내와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어요.
그 때문에 이리사는 화가 난서 그를 때린거죠. 어때요. 이해하기 쉽죠?"
난 떱떠름한 얼굴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말 이해하기 쉬워 그러니
까. 지켜주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어쨌든 약속을 어겼으니 두들겨 팬다 이거아
냐? 엘프는 의외로 무식한데가 있었네. 아니 잠깐. 그렇다는건…. 난 내 앞에서
키스 때문에 입가에 번져나온 타액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있던 르네를 바라보
았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얼굴로 지금 내 머리속에 떠돌아나 다니고있는 의문
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여보.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좀 들어줘."
"뭔데요?"
그녀는 자신의 입가를 닦던 손수건으로 이제 내 입술을 천천히 닦아내 말했고
난 그녀가 입술을 닦아 주고있기에 조금 기다린 다음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할거지?"
"뭘요?"
난 가슴에 한 손을 얻은 모습으로 손수건을 손에 쥐고 내앞에 서있는 엘프 아
내에게 물었다.
"내가 만약 당신을 버린다면 당신은 어쩔꺼지?"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 우리가 서있는 2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물어봐선 안돼는 질문이었나? 난 실수했다는 낭패감을 젖어 앞에서서 손수건을
쥔손에 힘이 들어가고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르네는 처음 만났을때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 이를 들어내며 잔뜩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미안해. 실수였…."
"입 닥쳐요. 빨리 말해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낭패다. 진짜 화났어. 난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다 포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을 버리면 당신은 어쩔거냐고 물었어."
그러자 르네는 이를 꽉 깨물더니 눈을 아까 이리사처럼 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돼지만, 만약 그런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난 당신을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거에요."
그말을 남기고 르네는 곧바로 복도를 걸어 계단을 내려갔다. 젠장, 큰일 났다.
괜한걸 물어서 르네가 화를 내게 만들다니, 난 이마에 손을 얻고 머리를 가로
젖다가 하는 수 없이 그냥 홀로 내려갔다.
이거정말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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