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15

등록 2026.10.10 6.1천자 조회 2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35화. 다크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장미 한송이 15


그러자 그 리자드맨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입을 열었다.

"정, 말, 인, 가? 그, 럴, 수, 있, 나? 인, 간, 과, 엘, 프, 가?"

난 녀석의 말에 빙긋 웃어주면서 옆에 서있는 르네를 바라보았다.

"여보, 당신은 날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르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항상 바보같은 얼굴로 웃기만하고, 이제 익숙할 법도 할텐데 키스한번에 얼굴
이 붉어지고, 아내 부탁이라면 절대 거절할 줄 모르고, 말다툼이라도 한번하면
어쩔줄 몰라하면서 먼저 사과하고, 유혹하면 침착한 얼굴로 도망부터 가고, 안
아주면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당신이 전 정말 좋아요. 당신은 어떤가요?"

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끔 늦잠자는걸 깨우면 짜증 부리는 르네, 설것이 도와주다가 접시라도 하나
깨면 웃는얼굴로 화를 내는 르네, 청소하고있으면 어느샌가 다가와 뒤에서 덥치
는 르네, 어쩌다가 내가 키스 해주면 그 다음 것을 요구하는 르네, 잘못해서 화
나게 만들면 무서운 눈으로 날 노려보는 르네, 앞에서 말한 르네는 모두 내가
사랑하는 르네의 모습이야."

"르네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그런 낯뜨겁고 소름 돗는 말을 참 잘도 하는군."

리자드맨 들의 고개가 옆으로 휙휙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나와 르네도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재의 문을 열고 한쪽 손에 책 한권을 들고 나오고있는 루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환한얼굴의 나르쉬가 가슴 한가득 책을 안
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어서와요. 맘에 드는 책이 있었나 보네요?"

"예에! 재미있는 책이 정말 많이 있었어요. 특히 절판돼고 소실돼었던 책들이
가득 있었어요. 정말 굉장해요. 그런데 저, 이 책들 가져나와서 봐도 돼나요? 루
나는 된다고 하던데,"

환한 얼굴로 책들을 들어보이며 말을 해대던 나르쉬는 금새 주눅이 든 얼굴로
말했고 그러자 옆에 서서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졌던 루나가 르네
에게 들고있던 책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되지?"

"그럼요. 되고 말고요."

그녀의 말에 나르쉬는 금새 얼굴이 펴지더니 가슴에 안고있던 책들을 들고는
옆의 루나와 함께 리자드맨들이 있는 옆 테이블로 갔다. 그곳엔 창가에서 들어
오는 햇살이 제일 많이 비춰지고있는 테이블이니까. 책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
고 의자를 빼서 자리에 앉으며 신나는 얼굴로 책을 펴들던 나르쉬는 옆에 손님
들이 있는 것을 알고는 인사겸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렸다가 딱 굳은 얼굴로
손에 들고있던 책을 떨어뜨렸다.

탁!

"여, 기, 엘, 프, 만, 큼, 예, 쁜, 인, 간, 이, 군."

그녀를 바라보고있던 한 리자드 맨의 말이었고 그리고 그말을 끝으로 그들은
모두 고개를 다시 나와 르네에게 돌렸다. 그리고 나르쉬는 굳은 얼굴로 뭐라고
말을 하려했고 옆의 루나가 재미난다는 얼굴로 그녀의 말을 막았다.

"리자드 맨이야. 실제로 보는건 처음인데,"

그러자 그녀의 말에 대장녀석이 고개를 돌리더니 루나를 한번 쓱 바라보곤 말
했다.

"다, 크, 엘, 프, 인, 가?"

"그래."

"원, 하, 는, 것, 이, 있, 나?"

"지금은 별로 없는데."

"그, 런, 가. 알, 았, 다."

방금 무슨 이야기가 왔다 갔지? 루나는 리자드 맨의 말에 대충 대답해주었고
그녀의 말을 들은 리자드 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우리에게 시선을 돌렸
다.

"인, 사, 끝, 났, 으, 면, 우, 리, 들, 은, 이, 제, 돌, 아, 가, 겠, 다, 이,
제, 부, 터, 는, 나, 대, 신, 이, 녀, 석, 이, 너, 희, 를, 찾, 아, 올, 것,
이, 다, 잘, 부, 탁, 한, 다,"

그는 손을 들어 나와 르네의 말을 듣고는 도저히 이해 할수없다는 얼굴로 우리
들을 바라보고이는 리자드 맨 아루마를 가르켰고 아루마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엘, 프, 와, 인, 간, 의, 사, 이, 난, 이, 해, 할, 수, 없, 다, 여, 행, 을,
하, 면, 서, 많, 은, 것, 을, 배, 웠, 지, 만, 이, 렇, 게, 이, 상, 한, 것,
은, 보, 지, 못, 했, 다, 엘, 프, 가, 인, 간, 과, 함, 께, 하, 다, 니, 당,
신, 들, 은, 20, 년, 전, 그, 때, 의, 일, 을, 잊, 었, 는, 가?"

"잊지 않았어요."

"그, 런, 데, 어, 쩌, 서, 인, 가? 분, 하, 지, 않, 은, 가? 인, 간, 이,
밉, 지, 않, 은, 가?"

아루마의 말에 르네는 상냥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루마는 고개를 갸웃했고
그래서 르네는 부드러운 말로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다 똑같지 않아요."

"그, 들, 은, 모, 두, 같, 다. 자, 기, 만, 을, 생, 각, 한, 다, 다 른, 것,
은, 없, 다."

"틀려요. 다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세르피즈와 우리들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한 인간을 매수했어요. 그는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어서 그 전쟁에서 우리들이
이기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당신의 말대로 다 같은 인간이라면,
그런 일은 없었겠지요. 하지만 인간이면서 우릴 도와주었던 자가 있었습니다.
자기를 생각하지 않고 같은 인간도 아닌 유사종족일 뿐인 우리를 위해 움직여
준 보통 인간과는 달랐던 자가."

그러면서 왜 날 쳐다보는거야? 르네는 아루마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날 힐끗 바
라보았고 난 머쓱하게 웃으며 그녀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리고 르네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아루마는 입을 다물고 르네를 잠시 바라보더니 짧게 말했다.

"정말인가?"

"정말이에요."

아루마는 떱떠름한 얼굴로 르네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리고 그냥 밖으로 걸어나
가버렸다. 남은 리자드 맨들은 그의 뒤를 따라 갔고 대장녀석만 홀로 남아서 걸
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해, 해, 줬, 으, 면, 좋, 겠, 다, 자, 기, 가, 제, 일, 잘, 났, 다, 고,
생, 각, 하, 는, 녀, 석, 이, 다,"

그의 말에 르네는 방긋 웃어 보였고, 그러자 대장 리자드 맨은 그녀의 미소를
잠시 바라보다가 나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한, 이, 라, 고, 했, 나? 난, 칸, 이, 라, 고, 한, 다,"

칸? 이름이 칸이었나? 칸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에 달린 큼직한 주머니 하나를
빼내 들어 보이더니 말했다.

"저, 번, 에, 가, 져, 갔, 던, 그, 물, 더, 있, 나?"



"장사한번 정말 잘돼는군."

내 옆에서서 팔짱을 한 채 어깨에 하나씩 맥주 통들을 가지고 돌아가는 리자드
맨들을 보고 루나가 한 말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등을 돌려 가게안으로
들어갔고 난 잠시 멀어져가는 그들의 등을 바라보다가 어디선가 낯설지않은 목
소리가 들려오기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야아. 리자드 맨이라니. 이 숲속에 별 종족이 다 모여있군요."

"지만트씨? 어딥니까?"

"여깁니다."

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기위해 마당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았고 곧
지붕위에서 술병을 기울이고 있는 지만트를 찾아낼수있었다. 그는 히죽 웃으며
술병을 들어보이더니 말했다.

"여기 전망이 참 좋군요."

"거긴 어떻게 올라가셨습니까?"

"창문으로 해서 올라왔죠. 그런데 한씨. 하나 물어봅시다. 이 여관 혼자서 지으
신 겁니까?"

난 지붕을 올려다보던 자세에서 팔짱을 하며 싱긋 웃어보였다. 역시 드워프,

"맞춰보시죠."

"문짝이며 창문의 이음새를 보니 인간의 기술이 아니더군요. 드워프를 고용 하
셨습니까?"

"예. 혼자서 지어보려다가 포기하고 친분이 있는 드워프 분에게 도와달라고 부
탁했죠."

그러자 그는 히죽 웃어 보였고 난 어깨를 으쓱이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 기분 좋아보이는 얼굴이군. 자기 종족이 지은 건물이라니까. 그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걸 지도,

"내려오란 말은 않할테니 조심하십시오. 굴러 떨어지면 다칩니다."

"어어! 경치 참 조오타!"

듣고 있는건지 모르겠군. 취기가 올랐는지 그는 드워프어로도 몇마디의 말을 중
얼 거렸고 난 고개를 가조저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홀엔 루나와 나르쉬 그리고
르네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칸에게 받은 보석들을 구경하고있었다.
르네는 주머니에서 작은 검은 보석 하나를 집어들더니 재미있는 얼굴로 그것을
돌려보며 말했다.

"블랙 다이아몬드군요."

"비싼건가요?"

나르쉬의 물음에 붉은색의 루비만을 골라내고 있던 루나가 주머니를 뒤적여 큼
직한 다이아몬드를 하나 끄집어내더니 그것을 나르쉬앞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이거랑 똑 같은 거 열 개 정도면 그거 하나 값을 한다더군."

"와아. 굉장하네요. 매일 이렇게 버시는 거에요?"

나르쉬는 그 아기 주먹만한 다이아몬드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르네에게 말하
자 르네는 눈 꼬리를 내린 얼굴로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아니요. 가게를 연지 5년만에 이렇게 많은 손님이 찾아온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면 믿으시겠나요?"

"그럼, 평소엔 아무도 않와요?"

난 가만히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조용히 르네의 옆자리로 가서 앉으며 나
르쉬의 물음에 답했다.

"예. 가끔씩, 아까와 같은 리자드맨이나 혹은 여러분 같은 모험자들이 이곳을
발견해서 찾아오는 것 이외엔 조용한 나날이지요."

"아, 어서오세요. 한씨. 그러면 항상 이렇게 세분이서 조용히 사시는 거에요? 부
러워라…."

부러워? 이 아가씨. 집에선 대체 어떻게 지내길레. 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
다가 물어보았다. 평소에 어떻게 지내며 왜 이곳에 들어왔는지.

"우리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나르쉬양은 어떻게 지내시죠?"

"예? 저요?"

난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나르쉬는 잠깐 멍한 얼굴로 생각
에 잠기더니 간단한 말을 내 놓았다.

"지체 높은 귀족가문의 맏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음? 그렇게 묻는다면, 글쎄. 항상 파티에, 춤추고, 그리고 또 뭐가 있지? 내가
이런 식의 상상을 하고있을 때 루나가 붉은색의 루비를 따로 모아놓고는 그것
들을 바라보며 헤죽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꽉조이는 코르셋을 하녀의 도움을 받아 한바탕 소동을
벌이며 몸에 채우고, 화려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도무지 실용성을 찾아볼 수 없
는 드레스를 입고 아침을 먹으러 나가지. 그리고 항상 똑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같잖은 예절을 차리며 식사를 해. 하지만 많이 먹지도 못하지. 몸매가 망쳐질까
봐하는 두려움과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가정교사에게 이
끌려가서 레이디가 알아야할 것들을 배우게 돼지. 말투라든가 예절, 혹은 무도
회에서 출 댄스에 대한 것들,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것들에게도 민감해야해 다
른 아가씨들에게 뒤떨어지면 안돼니까. 그러다가 저녁이 돼면 파티장에 끌려가
지. 여기선 가문 덕분에 목에 힘 꽤나 주는 버러지같은 사내놈들을 상대해야해.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다 피곤할 지경이더군. 그리고 저녁늦게 돌아오면 지진몸
을 침대에 눕히지. 그리고 다음날엔 같은 일의 반복이야."

"잘아시네요?"

나르쉬는 피곤한 얼굴로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루나는 테이블위에 모아놓
은 루비 하나를 들어 눈에 가져다 대더니 한쪽 눈을 감고 루비에 비춰지는 세
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두 번째 주인의 딸이 바로 그랬거든 당신과 같은 분위기의 여자였어. 이름
은 잘 기억 안나지만, 나한테 참 잘해줬지. 그녀덕분에 인간은 다 나쁜 놈이라
는 생각을 버릴수있었어."

"두 번째 주인? 루나 혹시 노…."

나르쉬는 말을 하려다가 급히 입을 틀어 막았다. 하지만 루나는 이미 그녀가 하
려던 말을 대충 짐작했는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들고있던 루비와 테이블
위의 그것들을 천천히 주머니에 주워 담으며 말했다.

"맞아, 난 너희 인간들이 말하는 노예로 몇번 팔려 다녔지. 도망도 많이 쳐봤어.
하지만 아무리 엘프라고해도 이 다리로는 인간보다 빨리 뛸수 없더군. 그러다가
재수가 좋았는지. 변태 늑대랑 네 옆에 앉아있는 인간의 도움으로 그들의 손에
서 벗어날 수 있었어."

"미안해요…."

"아니 괜찮아. 지난 일이니까."

루나는 시원스런 웃음을 지으며 나르쉬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얼굴을 굳히며 테
이블위에 올려져있는 보석들을 주워담았다. 표정이 참 다채롭군. 그리고 그녀가
그것들을 다 담고 주머니를 끈으로 꽉 묶었을 때 부엌에서 시원스런 트럼 소리
와 함께 두 남자가 터덜터덜 걸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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