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죽은 자가 죽어가는 자에게 가지는 마음 2

수정 2026.10.10 5.4천자 조회 2 좋아요 0 댓글 0 전체 이용가
내 마누라는 엘프
42화. 죽은 자가 죽어가는 자에게 가지는 마음 2


엑셀은 나와 르네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고 르네는 그녀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대어 보더니 말했다.

"열은 없는데요."

"아. 저…."

"감기가 아닌가?"

"그런 것 같아요."

"아. 저…."

"그럼 뭐지?"

"글쎄요."

우리가 이런식의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서있던 루나가 나르쉬의
어깨를 잡더니 손을 들어 멀뚱히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있는 엑셀을 가르키며
말했다.

"설마 저 변태를 보고 반한건 아니겠지? 아직 모르나본데. 저 곱상한 얼굴은 원
래 모습이 아냐. 폴리모프 한거라고, 폴리모프. 늑대가 인간으로 변한거야. 아까
당신이 보고 기절한 그 늑대가 바로 저 녀석이라고."

루나의 조용한 말에 나르쉬는 조금 붉어진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엑셀
을 올려다보았고 그리고 잠시동안 아무말없다가 천천히 말했다.

"저기… 정말 인가요?"

"예. 정말입니다. 원래모습을 보고 기절하길레 인간의 모습으로 바꾼거지요."

엑셀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머니에 손을 꼿아넣으며 말했고 나르쉬는 계속 그를
올려다보더니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전 이제 어떻하면 돼죠?"

책임지라는 말인가? 내 귀엔 꼭 그렇게 들리는 말인 것 같은데 엑셀의 귀엔 그
렇게 들리지않았나 보다 그는 그녀가 말그대로 다음 행동사항을 묻는 것으로
생각하기로했는지. 그녀에게 이 다음엔 어떤 말을하면 돼는지에 대해 친절히 설
명해주었다.

"제 사과를 받아 주시고 다시 몸을 돌릴 때 놀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의 말을 들은 나르쉬는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엑셀의 얼굴
을 다시한번 올려다보더니 말했다.

"사과하세요. 받아들일게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무엇입니까?"

엑셀은 아무표정이 없는 얼굴이었지만. 속으론 잘못걸렸다는 생각을 하고있을
것이다. 어떤 조건이 나올까. 나르쉬의 분위기나 성격상 아무리봐도 장난은 아
닐텐데. 여기서 나와 르네 그리고 루나의 마음은 하나가 돼었고 귀를 기울려 그
녀의 요구조건을 기다렸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걸작이었다.

"하루만 제 연인이 돼어주시면 안돼나요?"

우리들은 말을 잊어버렸다. 방금 그녀가 뭐라고 했지? 난 고개를 돌려 르네를
바라보았지만 르네는 눈을 깜뻑이며 나르쉬를 보고있었고 그옆의 루나는 아까
엑셀이 했던(된통 걸렸다는 식으로 이마에 손을 가져가는 모습) 것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서있던 당사자인 엑셀은 평소모습(무표정, 쌀쌀맞
은 표정이 적절히 섞인)으로 그녀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가로 젖고는 말
했다.

"난 웨어울프입니다. 인간이 아닙니다. 당신의 그런식의 부탁은 들어드릴수가
없군요. 유감입니다."

그러자 나르쉬는 금새 얼굴이 시무룩하게 변하더니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
로 말했다.

"그… 래요?"

이게 어떻게 된거야?

나르쉬양? 당신 아무리 남자친구하나 없다지만 그런식으로 사냥하는게 아니에
요. 이름있는 가문의 맏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조금은 자존심을 지키
셔야하는거 아닙니까? 내가 묵묵히 입을 닫고 이런 말을 웅얼거리고 있을 때
옆에서 루나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나르쉬의 어깨를 두손으로 잡더니 그녀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어 나르쉬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특유의 무미건조
하고 약간은 흥분감이 섞여있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나르쉬, 난 당신이 그 어떤 자와 맷어지던 상관은않해. 하지만, 이 변태와는 안
돼. 내가 용서못해. 당신은 인간이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 인간이 엘프
도 아닌 늑대인간과 맷어지겠다고? 내가 눈뜨고있는 한 그것만은 절대로 볼수
없어."

"아. 저…. 전 저랑 결혼해달라고 말하진 않았는데요."
"그게 그거지!"

루나는 눈을 날카롭게 뜨며 고개를 돌려 뒤에 서서 천장을 바라보고있는 엑셀
을 노려보았고 그러자 엑셀은 눈을 내리고 루나의 시선을 맞추더니 쓴 표정을
지어보이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말했다.

"뭔가 바라신다면 다른 것을 말씀해 보십시오.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나르쉬는 시무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전 이만 올라가 볼게요."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몸을돌렸지만 그녀는 르네
의 손에의해 다시 그 자리에 앉게돼었다. 나르쉬는 멍한 얼굴로 르네를 올려다
보았고 르네는 조금 슬픈표정으로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한쪽 눈
을 살짝 감아 윙크를 해보이곤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엑셀? 저랑 이야기 좀 할까요?"
"예?"

엑셀은 어벙한 얼굴로 르네를 따라갔고 그리고 그들은 부엌에서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더니 잠시후 엑셀이 지금 나르쉬의 얼굴을 그대로 배껴놓은 것
같은 얼굴로 부엌에서 걸어나왔다. 그는 나르쉬의 앞에서서 팔짱을 하고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눈을 감고 말했다.

"제 오늘 하루의 시간을 당신에게 할애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옷갈아입고 나오
십시오."

나르쉬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란 얼굴로 르네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내옆 바짝 붙
어서서 두 손가락을 V자 형으로 만들어보이며 생긋 미소짓고있었다. 무슨 이야
기를 나누었길레 엑셀이 저렇게 변한거지? 어쨌든 나르쉬는 환하게 웃으며 2층
으로 총총 걸어올라갔다. 나와 루나는 옆에 서있는 르네에게 설명을 요구했지만
그녀는 입을 닫고 아무말도 하지않았고 그래서 궁금증에 사로잡힌 우리들은 멀
찍히 떨어진곳에서 자신이 입고왔던 바지와 셔츠를 무슨 천막을 접듯이 반듯하
게 개고있는 엑셀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르네를 턱으로 가르킬뿐 더 이상 다른
대답은 하지않았다. 그래서 나와 루나는 서로의 머릴 맞대고 르네가 엑셀에게
한 말을 추리하게돼는 지경에 이르렀다.

"협박했을까?"

"르네가? 설마. 그리고 협박한다고 들을 엑셀도 아니야."

"그럴까. 그럼 어떻게 한거지? 어떻게 저 변태로 하여금 나르쉬의 부탁을 들어
주도록 만들었을까. 좀 알고싶은데."

"너도 써먹으려고 하는거냐?"
"당연한 것을 묻는군."

이런저런식의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어느정도 믿음이 가는 것은 없었다.
그러던 중 2층에서 가죽바지와 블라우스 가죽자켓을 입은 나르쉬가 내려왔고
엑셀은 고개 내리더니 말했다.

"따라오십시오."

그의 딱딱한 말에도 나르쉬는 소풍을 처음 나가는 꼬마의 얼굴로 르네에게 고
개를 꾸벅이더니 말했다.

"저 좀 나갔다가 올게요."

"예. 다녀오십시오."

"잠깐만."

나르쉬는 고개를 돌려 내쪽을 바라보았고 내옆에 서있던 루나는 주머니를 뒤적
이며 나르쉬에게 다가가 어떻게 주머니속에 저런 물건이 들어있는지 의심할 정
도로 큼직한 나이프를 꺼내들더니 그것을 나르쉬의 허리벨트에 묶어주며 말했
다.

"됐어. 자, 칼쓰는 법은 간단해. 손잡이를 부드럽게 잡고 꼿을때나 벨때 칼의 손
잡이를 꽉 비틀어잡아. 그리고 으슥한데로 데려간다고 싶으면 곧바로 이걸로 배
랑 두 허벅지를 찔러버려. 그리고 도와달라고 소리쳐 알았지. 마중나갈테니까."

"…예."

나르쉬는 루나의 말에 떱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리곤 그녀와 함께
문앞에서 기다리고있는 엑셀에게로 걸어갔다. 루나는 팔짱을하고 고개를 쳐들고
는 말했다.

"나르쉬가 바라니 따라가겠다곤 않하겠어. 그러니 한마디 경고하지. 허튼수작부
리면 은인이라고 해도 가만 안둘거야."

나르쉬는 그녀의 옆에서서 쓴 미소를 지어보였고 그녀의 모습과 루나의 얼굴을
번갈아보던 엑셀은 머리를 좀 긁적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난 이제껏 새와 족제비가 짝을 짓는 것은 보지못했다. 그리고 난 웨어울프다.
긍지와 자존심을 안다. 인간여자에겐 관심없으니 그만좀 해라. 요 콩만한 녀석
아."

루나는 이를 드러내 으르렁대며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하려했고 난 서둘러 달려
가서 그녀를 말렸다. 그리고는 앞에서서 팔장을 하고는 나에게 잡혀있는 루나를
한가롭게 내려다보고있는 엑셀에게 말했다.

"뭔진 모르지만. 조심해."

"아아, 해지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그리고 저 옷들 좀 맡아줘. 돌아올 때 가져갈
테니까."

난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그러자 엑셀은 멀뚱히 문가에 서서 우리들을
바라보고있는 나르쉬를 힐끗 바라보고는 싱긋 웃더니 말투를 좀 바꾸며 말했다.

"갑시다. 버려진 숲이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내 오늘 가르쳐드리지."
"아, 예에."

나르쉬는 방긋 웃으며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그리고 그들은 어느새 숲속으
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나와 루나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홀안에서 쿠키를 먹
으며 우리의 물음을 기다리고있는 르네는 바라보았다.

"설명해."
"설명해줘."

르네는 싱긋 웃으며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우리들을
바라보았고 그래서 나와 루나는 천천히 르네에게 다가가 그녀의 양옆에 조용히
앉았다.

"자. 예의바른 청중은 준비돼었어. 이제 아름다운 목소리의 화자가 나서야할 것
같은데?"

내말에 르네는 빙긋 웃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르키며 입을 열었
다.

"진실을 보는 눈, 알고 있지요? 그녀는 엑셀을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았어요. 으
음, 첫눈에 반했다고 표현하나요? 네. 그런 의미였어요. 그래서 엑셀에게 부탁했
지요. 하루만 그녀와 함께 해달라고,"

"겨우 그런 일로 그녀가 엑셀을 따라갈수있도록 해주었나? 이해할수없군."

루나의 허탈한 말에 르네는 여전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녀 일생의 마지막의 소원이었어요."

루나는 고개를 돌려 다시 르네는 돌아보았다.

"뭐라고?"

"진실을 보는 눈은 같은 엘프가 아닌이상 집중만 좀 하면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전 그녀의 생각을 봤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날 바라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에겐 그러지않았어요. 믿어줘요."

난 싱긋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의 다짐은 인간의 것과는 틀려서 왠
만해서는 그 신념이 무너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않는다. 그리고 그녀를 믿지
않으면 내가 믿을 수 있는 자는 이제 없다.

그리고 저 진실의 눈은, 내가 아는바로는 엘프들이 남의(인간의)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스캐닝 스펠(Sanning spell 독심술
讀心術) 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주 기초적 수준이이기 때문에 그 상대자가 무슨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떠올리고있어야만 그것을 읽어낼수있다고 르네에게 들었
다. 전에 이리사가 엑셀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낸것도 그의 생각을 읽어낸 것이
기 때문이지. 그런데 그녀의 일생의 마지막 소원이 어쨌다고? 내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있을 때 같은 의문을 가지고있을 같던 루나는 그것을 물어보고있었다. 그
녀는 눈썹을 세우며 말했다.

"아니, 아니, 내가 궁금한 것은 그게 아니야. 아까 뭐라고 했지? 일생의 마지막
이 어쨌다고?"

나 역시 같은 의문을 가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르네는 양옆에 앉아서 진
실을 갈구하는 우리들에게 조금 쓴 표정을 지어보이며 물음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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